최근 수급 밸런스 찾으면서 가격 상승
오염수 영향 아직 없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악재
오염수 영향 아직 없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악재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가격이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는 걱정했던 풍평(소문) 피해가 아직까지는 없다고 진단하면서도 한 해 어획량이 판가름나는 11월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19일 이와키시 어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9월 주력인 저인망 고기잡이가 재개됐다. 후쿠시마의 대표 생선인 광어(활어)의 산지 시장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당 평균 2363엔이었다. 이는 2022년 같은 시기에 비해 31% 높고, 2021년 대비로는 1.8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어협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이 있어 단순 비교할 수 없으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으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염수 방류에 관해 "현재로서는 연안 어업에 눈에 띄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매년 어획량이 증가하는 11월까지는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어 가격 상승은 같은 현인 소마시의 산지 시장에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일단 풍평에 대한 우려는 누그러져 오염수를 의식하지 않고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마 시장 한 관계자는 "저인망 고기잡이가 시작돼도 어획량이 생각 만큼 늘어나지 않아 수급은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거래처가 평소보다 넉넉하게 발주해주는 '응원 구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오염수 방출은 앞으로 30년 이상 지속되는 이슈로 현지 어민들에겐 장기 잠재적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10년 이상 지났지만 후쿠시마 앞바다에서는 극히 드물게 기준치(1㎏당 100베크렐)를 넘는 물고기가 잡히는 일이 있다. 원전 항만 내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고기가 먼 바다로 이동했을 가능성 등도 지적되지만 자세한 사실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앞으로 기준치 초과 물고기가 확인될 경우 그 이유를 오염수 방출에서 찾는 허위 정보가 유포될 수 있다는 게 어민들의 가장 큰 우려다.
이를 대비해 후쿠시마현 어협연합회는 2012년부터 어획한 어종에 대해 1마리 이상의 샘플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 측정을 하고 있다. 검사는 2018년 이후 연 1만건 이상을 웃돌고 있고, 어련은 10만건 이상의 누계 데이터를 확보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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