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영계가 50인 미만의 기업에 대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간 유예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또 중처법 시행의 부작용을 줄이고, 산재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률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중처법 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이제는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때"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처법 적용을 추가로 유예하고, 경영책임자 범위와 의무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중처법의 성급한 도입에도 불구하고 인력과 재정이 충분한 기업들은 일정부분 법 준수 대응이 가능했지만 내년부터 법을 적용 받는 68만 개의 소규모 기업은 여전히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실태 조사를 보면 70% 이상이 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77%는 법 적용 대비를 못했다고 답했는데, 전문인력 조력 없이 수많은 매뉴얼과 절차를 마련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면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우며, 해당 기업은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또 경영자 개인에 대한 과도한 형사 처벌을 합리적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처법이 몇 개월 뒤면 시행 2년을 앞두고 있다"며 "그간 중처법의 효과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지만 지금도 모호한 규정들로 인해 경영책임자 대상 및 의무내용의 해석을 놓고 현장 혼선이 이어지고 있고 사망 사고 감소 효과도 그리 크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많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강력한 규제와 처벌은 중대재해 예방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중처법을 비롯해 정부에서 검토 중인 산업안전보건법령 개편안이 기업의 안전 관리 역량을 제고하고, 안전 문화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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