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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퇴임사…"'좋은 재판' 위한 저의 여정은 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2 11:30

수정 2023.09.22 11:30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9.22/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9.22/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지난 6년 간의 임기를 마무리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저의 불민함과 한계로 인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모든 허물은 제 탓으로 돌려 꾸짖고, 오늘도 '좋은 재판'을 실현하기 위해 밤을 낮 삼아 열심히 일하는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럼에도 김 대법원장은 임기 동안 사법부의 수평적 구조 전환, 법관 독립 그리고 '좋은 재판'(충실성)의 지평을 넓혔다고 자평했다.

그는 "사법 행정의 재판에 대한 우위 현상은 사법부의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게 됐고, 법관의 내부적 독립도 더한층 공고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관의 독립은 사법부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모든 사법부 활동의 중심을 '재판'에 두고 사법행정은 오로지 '재판'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해 온 것도 지난날 사법 행정이 저지른 과오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6년 전 사법부 대내외적 여건이 그 어느 때부터 엄중했던 상황에서 대법원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부여 받았다"며 "그것은 이미 한계를 드러낸 과거의 낡은 구조와 제도를 탈피하고 변화된 사회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모습으로 거듭나라는 준엄한 명령이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사법의 본질적 가치인 '좋은 재판'을 실현해야 한다는 절박한 사명감으로 새로운 사법의 길을 찾아 여정을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재임 기간 내내 사법부가 과거의 수직적이고 관료적 의사 결정 구조를 지양하고 투명하고 민주적 수평적 구조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했다"며 "앞으로도 차곡차곡 축적해 온 구성원 사이의 소통과 참여, 토론과 협력의 경험들이 사법부의 고유한 문화와 방식으로 견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좋은 재판과 관련해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법관이 공정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다. 이 믿음은 퇴임을 하는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변한 적이 없다"라며 재차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재판'을 실현하는 과정은 곳곳에 암초가 도사린 험난한 길이었으나 비대면 소통방식, 영상재판 확대 등 위기의 상황을 오히려 '좋은 재판'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보여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같은 사법부 저력을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재판 지연' 문제 해결에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은 "재판의 양과 질,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충실성 중 어느 하나의 가치에만 치우치지 않고 조화와 균형을 찾을 때 비로소 우리는 '국민을 위한 좋은 재판'을 실현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오늘로써 '좋은 재판', '좋은 법원'을 만들기 위한 저의 여정은 끝이 났다"며 "그러나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듯이, 법원 밖에서도 저는 영원히 법원을 사랑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김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 마무리 된다. 후임 대법원장 후보자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 표결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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