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정부 셧다운(폐쇄)이 신용등급 추가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하게 되면 미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셧다운은 "미 기관들의 취약성을 높이고, 거버넌스 강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최근 수년 동안 강조했던 것처럼 다른 AAA- 등급 국가들에 비해 미국의 취약성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무디스는 미 정부가 셧다운하더라도 국채 원리금 납부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셧다운 역시 단기에 그쳐 정부 기능 차질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미 의회조사국(CRS)도 이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CRS는 이날 보고서에서 연방정부 재정지출이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로 정부 재화와 용역 제공이 중단되면 직접적인 GDP 감소를 부른다고 우려했다.
다만 셧다운이 예산 비중 27%인 재량지출에 한정되면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셧다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역시 GDP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CRS에 따르면 2018년 12월 22일 시작해 이듬해 1월 25일까지 이어진 셧다운 기간 미 성장률 2019년 1·4분기 0.3%p 하락했다.
셧다운 충격은 대부분 이후 재정지출 과정에서 회복되기는 하지만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다.
CRS는 2014년 셧다운 당시 약 한 달 정도 연방정부 공무원 40만명이 사실상 무직 상태에 있었다면서 셧다운이 풀린 뒤 밀린 임금을 받았기 때문에 그 충격이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유무형의 충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이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해 소비를 줄인 것을 비롯해 미국인 40%가 소비를 줄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고 CRS는 설명했다.
CRS는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2014년 셧다운 당시 미국인 5명 가운데 2명이 소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은 매주 미 경제성장률을 0.15%p 떨어뜨린다.
한편 의회는 공화당 강경 보수파의 거부로 다음달 1일 시작하는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의장이 강경파의 주장을 반영해 대규모로 감축된 예산안을 26일 하원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회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이 예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극적인 타협이 없는 한 다음달 1일 연방정부 셧다운이 불가피하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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