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누적 흡연량 20갑년 이상시 심장근육 손상 유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7 09:08

수정 2023.09.27 09:08

세계 금연의 날인 5월 31일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직장인이 흡연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세계 금연의 날인 5월 31일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직장인이 흡연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흡연 상태와 그에 따른 치료 성적을 분석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한정규 교수팀은 27일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고 국가건강검진에서 흡연상태를 기록한 7만4471명의 환자의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의 과거력이 20갑년 미만인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 시술 후 금연을 할 경우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은 비흡연자와 통계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흡연의 과거력이 20갑년 이상인 환자의 경우 금연을 하더라도 주요심뇌혈관사건 위험이 지속흡연자와 유사했다. 이는 누적된 흡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심장 근육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비흡연자는 흡연자보다 시술 후 치료 성적이 좋았고, 과거흡연자는 비흡연자와 비슷한 정도의 치료 성적을 보였다. 특히 시술 후 금연을 시작한 환자는 흡연력이 20갑년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치료 성적을 보였지만, 20갑년 이상인 경우 흡연자와 비슷한 치료 성적을 보임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2만8366명의 환자만 따로 분석했다. 전체 환자군에서와 같이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와 비교해 주요심뇌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15% 높았고, 과거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발생 위험이 관찰됐다.

다만,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시술 후 금연을 해도 주요심뇌혈관사건의 발생 위험 감소가 두드러지게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분석대상이 되는 환자 숫자가 부족해 통계적 의미가 없었거나, 심근경색이 과거 흡연으로 누적된 심장 근육 손상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 큰 비가역적 손상을 유발한 결과라는 것이 연구팀의 추정이다.

한정규 교수는 “최신의 관상동맥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대규모 인구기반연구로 증명한 것”이라며 “그러나 흡연경력이 20갑년에 미치지 않은 경우 시술 후 금연을 하면 비흡연자와 유사한 정도의 치료 성적이 관찰된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흡연자라고 할지라도 비흡연자만큼의 양호한 치료 성적을 거둘 20갑년 정도의 기회의 창이 있는 만큼, 적극적인 금연을 서둘러 시행할 수 있도록 의사와 환자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아가 심근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에서 시술 후 금연의 긍정적인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것은 오히려 심근경색이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금연을 시행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라고 부연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한정규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한정규 교수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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