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로봇이 잘 익은 토마토만 골라 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05 13:20

수정 2023.10.05 13:20

ETRI, 지능형 로봇손 개발
사람처럼 촉감정보를 판단
압력 미세조정해 집어 들어
토마토 11종을 98.7% 구분
ETRI 연구진이 멀티 모달 유연 센서가 집적된 지능형 로봇 손으로 토마토를 잡는 실험하고 있다.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멀티 모달 유연 센서가 집적된 지능형 로봇 손으로 토마토를 잡는 실험하고 있다. ETRI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토마토를 집어 들면서 크기와 모양 신선도, 촉감까지 판단하는 로봇 손(그리퍼)을 개발했다. 여러 센서가 장착된 로봇 손은 사물을 움켜쥐면서 인공지능(AI)으로 물체의 특성을 파악해 낸다. 이를통해 무르거나 딱딱함의 정도를 파악해 최적의 힘으로 잡거나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

ETRI 지능형부품센서연구실 김혜진 박사는 5일 "이 로봇 손은 운송, 의료, 제조, 우주 산업 등 다양한 자동화 산업 영역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TRI 연구진이 멀티 모달 유연 센서가 집적된 지능형 로봇 손으로 토마토를 잡는 실험하고 있다.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멀티 모달 유연 센서가 집적된 지능형 로봇 손으로 토마토를 잡는 실험하고 있다.
ETRI 제공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손은 다양한 크기와 특성을 갖는 토마토 11종을 98.78%의 정확도로 구분해냈다. 특히 시간에 따라 완숙 여부가 달라지는 토마토의 숙성도까지 실시간 선별했다.

연구진은 로봇 손에 유여난 멀티모달 센서를 활용했다. 멀티모달은 여러 감각이나 수단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여러종류의 센서를 결합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유연 멀티모달 센서는 감지소재와 전극 사이의 에어갭을 미세하게 조절해 압력 및 굽힘센서의 감지 범위와 민감도를 선택적으로 조절하게 개발됐다.

또한, 로봇 그리퍼에 장착하고 물체에 가해지는 압력과 그리퍼의 굽힘 정도를 동시에 감지해 물체의 단단한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한다.

이 센서는 보호층과 인터페이스 공정을 최적화해 1만 번 이상의 반복 압력과 굽힘 반복 시험 후에도 매우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아울러, 저온 및 고습 환경에 대한 신뢰성도 검증됐다.

이 기술에는 △대면적 고유연 다종센서 집적 기판 플랫폼 △에어갭 구조 기반의 고유연 멀티모달 센서 △물체의 크기, 형상, 물성 등을 판별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모델 △로봇 그리퍼의 촉각 피드백 제어 기술 등이 결합됐다.

연구진은 앞으로 압력과 굽힘을 감지하는 2종 센서 외에도 온도나 습도센서, 관성센서, 거리센서 등을 하나의 센서 플랫폼으로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다종의 센서가 집적된 유연 인장형 인공피부를 로봇 손에 적용함으로써 사람처럼 빠르고 자연스러운 동작이 가능한 차세대 지능형 그리퍼 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한편, 연구진은 멀티모달 센서가 장착된 로봇 손을 인공지능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즈(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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