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인파 몰려 '인산인해', 배달까지 제한
[파이낸셜뉴스] 지난 7일 17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는 19번째 열리는 '2023 세계서울불꽃축제'를 보러 온 인파로 들끓었다. 경찰은 이날 100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이태원 참사'의 아픈 상처로 인해 경찰과 주최측은 인원 배치를 늘려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명당 찾는 시민들
여의도는 이날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렸다. 불꽃쇼가 잘 보이는 '명당'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추운 날씨에는 단단히 대비한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기온은 최저 12도, 최고 22도로 예보됐다. 일교차가 큰 만큼 반팔 옷과 외투를 모두 준비한 이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직장인 박모씨(30대)는 "오후 1시께부터 이곳에 와서 돗자리를 펴고 있다"며 "불꽃축제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기도 하고 날씨가 조금 선선해 춥기도 하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불꽃을 보기 위해서는 몸이 조금 고생해야 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겉옷을 두 겹 껴입었다고 밝힌 유모씨(40대)는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오랜 시간 기다리려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가족끼리 안전하고 편하게 불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은 이날 오후 7시 20분께 시작됐다. 시민들은 하늘에 수놓은 불꽃을 바라보며 환호했다. 휴대폰을 들고 사진과 영상을 찍기도 했다.
안전 인력 60% 늘리고 지하철 운행도 증강
이날 경찰과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장에 배치된 인력만 5400명으로 지난해 대비 60%가 늘었다. 인파가 가장 몰리는시간대에 인근지역 교통은 폐쇄시키고, 배달업체들 역시 서비스를 제한적으로만 운영했다. 주최 측인 한화의 경우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축제 특성을 고려해 한화 임직원 봉사단을 비롯한 질서유지·안전 인력을 지난해 2900여명에서 16% 증원한 3400여명으로 확대 편성했다.
한화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안전이 중시되고 있어 지난해보다 많은 수의 봉사단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불꽃이 쏘아지는 한강 변으로 '안전구역'을 설치해 인파를 관리했다. 인파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안전구역 안쪽에는 안전사고를 대비해 주류 반입을 금지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시부터 11시까지 마포대교 남단부터 63빌딩까지 이어지는 여의동로를 전면 통제했다. 같은 시간 20개 버스 노선은 모두 우회 운행됐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은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출입구 4곳이 모두 폐쇄되며, 여의나루역은 필요시 무정차 통과토록 했다. 지하철의 경우 5호선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운행 횟수가 기존 74회에서 92회로, 9호선은 오후 5시부터 11시 사이 140회에서 180회로 늘렸다.
서울시는 안전인력을 전년 대비 26% 늘려 행사장을 비롯한 인근 지하철역 인파 분산 등에 투입했다.
한강공원을 방문한 서모씨(50대)는 "이태원 참사가 있고 해서 안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안내자분들이 많아 안심된다"며 "사람이 많다 보니 더 많은 안내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질서를 유도하려는 장치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 4호선 여의나루역 역사에는 사람들의 동선을 구분 짓는 줄이 설치돼 있었다. 한강공원 일대의 차도 좌우로는 펜스가 설치됐고 안전요원과 경찰이 보행 동선을 정리했다.
배민1, 쿠팡이츠도 일대 배달 중단
이날은 몰리는 인파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달업체들도 지역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배민1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 형재들은 현장 상황에 맞게 영등포구, 동작구, 마포구, 용산구 일부 지역의 배민1서비스를 제한 운영했다. 쿠팡이츠도 이날 오후 1시부터 밤11시까지 여의도 일대 배달을 중단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두 아이와 함께 왔다는 김모씨(40대 초반)는 "아들에게 행사장안에서 뛰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며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불꽃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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