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6시간 조사받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 핵심 사업' 흔들리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4 18:04

수정 2023.10.24 18:04

CIO 구속 등 사법 리스크 가시화
시세조종 가담 혐의 유죄 판결 땐
카뱅 대주주 자격 상실 우려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에 오르며 내부적으로도 혼란스런 분위기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영진 공백으로 카카오의 각종 인수합병(M&A) 및 미래 핵심 사업 추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배재현 CIO구속에 김범수 센터장까지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전날 오전 10시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이날 오전 11시40분께까지 약 16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김 센터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답했다.
앞서 특사경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 등 3명에 대해서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배 CIO는 구속됐다.

금감원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와 SM 경영권 인수 경쟁 당시 2400억원을 투입해 SM 주식을 대량 매수하는 등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는지 살펴보고 있다. 주요 쟁점은 카카오 측이 사모펀드 운용사와 결탁해 SM 시세조종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김 센터장이 관련했는지 등이다.

금감원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의 연관성을 파악 중이다.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 날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는 특정 창구를 통해 SM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 금감원은 김 센터장이 시세조정을 직접 지시했거나 보고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하이브와의 SM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 카뱅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번지나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27.17%를 보유한 대주주다. 시세조종 처분이 현실화 돼 김 센터장 개인이 아니라 카카오 '법인'에도 적용된다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돌파할 내부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SM과 시너지가 예상된 글로벌 콘텐츠 사업 등도 공동체 투자총괄책임자가 구속된 상황에서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계열사별로 각자도생이 가속화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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