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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서울편입 이슈몰이 속도내는 與, 비판하면서도 이슈선점 당혹스런 野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6 07:00

수정 2023.11.06 07:00

김포의 서울 편입 두고 연일 대립각 세우는 與野
與, 특위 발족에 자당 소속 시장 만남으로 속도전
野 "김기현, 조경태부터 김포 출마해야"..총선용 포퓰리즘 연일 비판
그럼에도 여당이 이슈몰이 선점해 뾰족한 대응책 없어 내심 당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쏘아올린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이슈를 두고, 여야가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편입 관련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가운데 자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의 만남으로 본격적인 논의에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일회성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김포시 교통대책부터 논의하는 게 순서라며 차라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김포에 총선출마하라며 맞대응에 나선 형국이다. 다만 행정구역 대개편론을 맞불 이슈로 띄웠지만 김포지역을 비롯해 경기 구리지역 등까지 서울시 편입론 민심으로 들끓으면서 자칫 여당발(發) 이슈몰이가 수도권 민심을 파고들어 여권이 총선 정국 주도권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특위 띄우며 속도내는 與... 당내선 "지방 소멸위기" 비판

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김 대표가 김포의 서울 편입 의제를 띄운 만큼, 당 차원의 속도를 내고 있다.
당내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촉발된 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이를 체감한 김 대표가 수도권 총선 전략을 내놓으며 이슈 선점 몰이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지난 2일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를 다룰 가칭 '수도권주민편익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부산 출신의 5선 조경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애초 당 지도부는 관련 기구를 TF(태스크포스) 수준으로 출범시킬 예정이었지만, 김포 서울 편입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자리 잡으며 당 지도부가 특별위원회로 확장시킨 것이다. 당 관계자는 "조 위원장이 위원들을 임명하게 되면,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의 만남이 6일 성사되면서 본격적인 논의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과 김 시장은 여당 소속임을 강조하면서 당정 일체를 통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논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당내에선 메가서울 전략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당내서 처음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 부산출신의 5선 서병수 의원은 이날 SNS에 "서울을 더 메가하게 만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이라며 "수도권에 끼지도 못한 지역은 진작부터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며 "막말이나 일삼는 민주당이라는 집단과 맞서 이슈를 선점하겠다면, 한국은행 보고서 정도는 읽어보며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질타했다.

당내 한 관계자도 "김포의 최대 문제는 교통 문제"라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이슈 선점에 매몰돼 있으면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포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상혁(오른쪽), 김주영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포 서울 편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포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상혁(오른쪽), 김주영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포 서울 편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 野 "김기현부터 김포 출마해야"... "이슈 선점" 아쉬움 토로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대표가 총선용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김 대표와 관련특위 위원장인 조경태 위원장의 김포 출마를 촉구했다.

김포를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박상혁·김주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와 조경태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 김포로 출마하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참패한 국민의힘이 총선용으로 던질 사안이 아니었다. 김포는 컴팩트한 신도시 계획까지 발표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의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선거용 변종 게리맨더링이다. 세계적 조롱거리고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대국민 사기극이 될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위험하고 무책임한 도박"이라며 "여당이 느닷없이 꺼낸 '김포 서울 편입' 이야기는 도박이다. 불리한 선거판을 흔들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질타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떠나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이슈 선점에 대한 주도권을 여권에게 빼앗겼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행정구역 대개편론으로 맞불 이슈를 내놨지만, 이번 이슈가 경기 김포를 비롯해 구리, 부천 등 여타 서울시와 인접한 경기도내 주요 도시로 확대되면서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 민주당의 고민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위기감을 느꼈던 김 대표가 내놓은 의제로 이슈가 선점당했다"며 "당에서는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못하는 입장"이라며 당의 애매한 상황을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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