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2024년 은행 성장 둔화, 핀테크 협업·기업금융 다변화가 해법"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7 15:55

수정 2023.11.07 16:19

금융연구원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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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오는 2024년도 국내은행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은행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 지속성장 기반을 준비하고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7일 금융연구원이 개최한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에서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은행 산업 경쟁이 심화하고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대비하는 다양한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먼저 권 연구위원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로 은행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 같지만 다양한 리스크 가시화되는 한 해였다"며 "국내은행 성장세는 2022년과 마찬가지로 둔화가 지속됐다. 올 상반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이 20% 가까이 계속된 것을 빼면 대부분 대출이 줄었다"고 올해를 평가했다.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늘고 이자이익도 늘어난 가운데 비이자이익 성장은 시장금리 움직임에 크게 의존하는 유가증권관련 이익이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자본적정성과 유동성의 경우도 BIS 자기자본비율이 16.8%로 작년말 대비 0.8%p 증가하고 LCR 지표가 큰 폭 상승하며 전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권 연구위원은 이 같은 성장 둔화가 오는 2024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GDP 대비 민간 신용 비중이 높아서 부채를 추가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적이고 여전히 고금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은행의 2024년 대출 증가율은 올해보다 소폭 둔화한 3.7%로 전망된다"며 "당기순이익은 19조6000억원으로 올해(21조6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권 연구위원은 차기 과제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기반 준비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지난 상반기 진행했던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등 은행 간 경쟁이나 은행과 비은행 간 경쟁을 심화시키려는 외부 요인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고금리 지속, 경기 둔화 및 부채 누증 등 요인으로 자금조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권 연구위원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금융 회사와 제휴 기회를 적극 모색해서 개방성을 제고하는 노력 필요하다"며 "또 디지털 채널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유통채널과 제휴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더 잘 이해하고 영업력 강화 위해서 협력 확대하는 추세"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지속성장 기반을 준비하기 위해 기업금융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디지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도 전했다.

권 연구위원은 "JP모건은 스타트업 관련 기업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창업자, 투자자 함께 어울리는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을 출시했고 미국계 은행인 노보(Novo)는 자사 앱에서 다른 제3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기능을 추가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 영향력 및 경쟁력을 강화한 해외 진출 신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권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독자적 진출보다는 복수 은행 함께 진출하는 등 신전략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은행 간, 금융당국과의 협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 측면에서 권 연구위원은 "특히 객관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지닌 차주라도 거시·금융 여건이 변화하면 불량률이 변화할 수 있으니 대출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부실 발생이 예상되는 차주에 대한 여신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내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예상되기 때문에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며 "작년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 차환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자금조달 타이밍 조정을 하고 자금시장 모니터링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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