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너무 가려워서 잠 못자"
숙박업소도 빈대 번질까 걱정
서울시 주거 취약지역 집중 방제
숙박업소도 빈대 번질까 걱정
서울시 주거 취약지역 집중 방제
■"빈대 걱정에 잠도 못 자"
7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시에서 빈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17건 들어와 방역에 나섰다.
우선 서울시는 쪽방촌·고시원 등 주거 취약계층이 사는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방제활동을 하고 예산 5억원을 긴급 교부하기로 했다. 또 빈대가 출몰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히는 숙박시설과 목욕장, 찜질방 등 다중 이용시설 3175곳을 지난달 31일부터 전수 점검 중이다.
빈대가 다시 등장하면서 주거 취약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걱정이 큰 모습이었다. 이미 빈대 출몰을 경험한 주민들도 있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일대 주민들은 "빈대 걱정에 잠도 못잔다"고 입을 모았다. 빈대가 출몰한 고시원에 장기 거주하는 60대 A씨는 "방역 나와서 살충제를 뿌리면 며칠 잠잠하다가도 다시 빈대가 나와 잠도 못잔다"며 "이제 날이 추워지고 빈대가 기어 들어가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아직은 빈대가 출몰하지 않은 서울의 다른 쪽방촌 주민들도 "다음은 우리가 아닐까"하며 우려하고 있었다.
■"빈대 방제 비용 비싸"
숙박업소 업주들도 골머리를 앓긴 마찬가지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숙박업소도 빈대 출몰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방제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60대 B씨는 "손님이 입실 전에 혹시 빈대 나오지 않았냐고 문의가 들어온다"며 "해충 방역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지만 빈대가 나온다면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아 걱정거리가 늘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방제업체에 따르면 빈대 방제는 다른 해충(개미·바퀴벌레)보다 비용이 2배 이상 비싸다. 방 20개의 6층 숙소 빈대 방제에 최소 300만원이 든다.
방제업체 관계자는 "빈대는 약만 쳐서 되는 게 아니라 고온 스팀 등 물리적 작업을 병행하면서 최소 2∼3번 반복해야 한다"며 "최근 2달 동안 빈대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몰하고 있는 빈대는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초기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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