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연중 가장 성적이 좋다는 11월을 맞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달 30일 이후 2주 동안 7.2%, 이달 들어서는 5.3% 뛰었다.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상승폭이 더 크다.
지난달 30일 이후 2주 상승률은 9.1%, 이달 상승률은 7.4%에 이른다.
지금 흐름을 지속해 연말 산타랠리까지 이어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도 나온다.
이같은 낙관이 가능할지 여부는 이번주 공개되는 노동부의 각종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다시 확인되면 제롬 파월 의장의 강경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은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이 확신으로 바뀌면서 증시 추가 상승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10일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데다 17일(이하 현지시간)에는 임시예산이 바닥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높아진다는 점이 부담이다.
연준, 금리인상 종식 기로
파월 연준 의장은 9일 금융시장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설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물가가 뛰기 시작하면 언제든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뉴욕증시는 9일 저조한 30년만기 미 국채 경매와 파월 경고가 겹치며 일제히 하락해 S&P500과 나스닥이 9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그러나 14일 노동부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0월 임금·주간노동시간통계, 15일 노동부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추가 인상은 사실상 끝났다는 예상이 확신으로 바뀌고, 내년 중반 금리인하 기대감 역시 고조되면서 증시 상승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팩트세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예상했다.
10월 CPI가 전월비 0.1%, 전년동월비로는 3.3% 상승하는데 그쳤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했다. 9월에는 각각 0.3%, 4.1%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이 더 주목하는 월별 변동성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CPI는 9월에 비해 0.3%, 지난해 10월에 비해서는 4.1% 올라 지난달 상승률과 같은 수준을 보였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테지노스캐피털 공동최고투자책임자(CIO) 에이미 매그노타는 "연준 금리인상은 끝났다고 보고 있지만 이를 확신하려면 추가 CPI 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전망 하향조정과 셧다운 우려
증시 흐름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미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국채 시장을 흔들고, 그 충격으로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도 이번주 주목해야 하는 변수다.
특히 10일 장 마감 뒤 무디스가 양극화된 미 의회의 난맥상을 이유로 미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터라 그 충격이 배가될 가능성도 있다.
무디스는 10일 'Aaa' 최고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막대한 재정적자와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급증을 이유로 미 신용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특히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의회가 양극화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단기간에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무디스는 비관했다.
다만 미 경제가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적자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공화당이 14일 하원에서 임시예산안을 다시 통과시키려 하고 있지만 이같은 땜질 처방에 백악관, 또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부정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17일 셧다운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치면서 증시 불안을 부추길 수도 있다.
한편 이번주에는 월마트(16일), 타깃(15일), TJX(15일) 등 소매업체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경기둔화 속에 미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부채가 늘어나는 가운데 소매업종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지 여부가 이들의 실적 발표로 확인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