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가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근길 시위 대신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벌이겠다고 했으나, 서울교통공사(서교공)의 제지로 혜화역 승강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전장연은 1일 오전 8시경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유보하고, 대신 승강장에서 '침묵 선전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예산이다. 당초 3350억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모두 깎여 현재 271억원만 남아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 금액이라도 통과시켜달라는 의미에서 지하철 탑승 대신 침묵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없으면 예산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전장연 활동가 10여명은 오전 7시 50분부터 혜화역 3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를 통해 승강장으로 모여들었다. 박 대표 역시 목에 깁스를 한 채 오전 7시 54분경 혜화역 승강장 개찰구 앞으로 도착했다.
그러나, 서교공 측은 2인 이상 특정 목적으로 모일 경우 시위로 판단된다며, 이들의 진입을 막았다. 혜화역장 또한 시위대를 향해 "즉시 시위를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하라"라고 경고했다.
결국 박 대표 및 전장연 관계자는 오전 8시 3분경 혜화역 승강장 진입을 포기하고, 개찰구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관련 호소문을 읽었다.
박 대표는 "시민 여러분, 법에 명시하고 국가가 계획을 세워도 지켜지지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달라. 국회에서 예산이 심의될 때까지 매일 오전 8시 혜화역에서 침묵 선전전을 진행하겠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전장연은 오는 3일 유엔(UN)이 지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전날부터 △국회의사당역 지하 농성장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 등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한 시위를 이어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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