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흔드는 고령화
지난해 60대 취업자 36만명 증가
올해 감소세인 40대 추월 가능성
여성 취업 늘고 제조업 감소 여전
지난해 60대 취업자 36만명 증가
올해 감소세인 40대 추월 가능성
여성 취업 늘고 제조업 감소 여전
■ 40대 '경제 허리'에서 밀려나나
15세에서 64세까지 연령대인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지난 한해 27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5년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 제정 이후 펼친 여러 정책에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0명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확실시되는 현재 상황이 생산연령인구 감소 지표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도 업종별 취업자수에서 나타났다. 보건복지업(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숙박음식업 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각각 14만3000명, 11만4000명 증가했다.
보건복지업은 일반적으로 고령화 등에 따른 돌봄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일자리다. 급속한 고령화를 반영한 고용지표인 셈이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서운주 사회통계국장은 "돌봄 수요의 증가와 팬데믹 상황에서의 일상 회복에 따른 외부 활동 증가 등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는 고령시장의 주력 연령대도 변화시켰다. 60세 이상 취업자수가 30~40대 취업자 수를 웃도는 상황이 올해는 펼쳐질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경제의 허리' 격인 40대 취업자 수에 근접해서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이미 30대 취업자 수를 앞질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40~49세 취업자는 626만명이다. 전년 대비 5만4000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622만4000명이다. 같은 기간 36만6000명 증가했다. 40대 취업자는 감소하고 60대 이상은 증가하는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 확실시 된다. 만약 올해 이같은 흐름이 확정되면 1963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61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된다.
■ 보건복지업, 취업자 증가 주도
인구구조 변화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대로도 나타났다. 생산연령인구대의 남성의 숫자가 줄면서 여성 취업자 이를 메운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성별로 여성 취업자 수가 30만3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고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보건 복지 서비스업 등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지난 한해 연간 늘어난 취업자수는 32만7000명이었다. 남성 취업자 수는 2만4000명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경기상황에도 영향을 받은 결과다. 지난 한해 제조업 취업자도 4만3000명 줄었다. 2020년(-5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자동차와 의료 관련 제조업 분야 취업자는 증가했으나 전자부품, 화학물질, 전기장비 제조업 등에서 감소하면서다.
서운주 국장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거나 둔화하고 있는 산업군인 제조업, 건설업 등은 남성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반면 여성 취업자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의 취업자는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비혼이 증가하면서 노동시장 참여도가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고용시장은 인구구조 변화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건설 경기 위축에 따라 취업자 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정부는 올 건설투자가 1.2% 감소할 거라고 예측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TF) 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요기관에서는 올해도 양호한 고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 제조업 고용회복 지연 등의 고용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계 부처와 함께 일자리 TF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먈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이보미 김현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