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시장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6일(이하 현지시간) 4%를 돌파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이날 금리인하가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뒤 저항선인 4% 선이 뚫렸다.
지난해 12월 고용동향,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예상 외의 강세를 보이고, 수에즈·파나마운하 통행 차질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떨어지는데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 가운데 월러 이사의 발언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금리, 내리겠지만...
CNBC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이날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월러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해 고공행진을 지속하지 않는 한 올해 연방기금(FF) 금리를 낮추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FF금리는 연준 기준금리다. 현재 5.25~5.5%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월러는 곧바로 방향을 틀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금리인하를 시작할 시기로는 지금이 적당하겠지만 (인하는) 체계적으로, 또 신중하게 진행돼야만 한다"고 못박았다.
월러는 "이전 상당수 주기에서는...금리인하가 반응적으로, 또 신속하게, 그리고 대규모로 진행되곤 했다"면서도 "이번 주기에서는 그러나 ... 과거처럼 신속히 움직이거나 급속하게 낮출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시기와 폭 모두 시장예상보다 지연되거나 낮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3월 금리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을 71%로 보고 있다. 또 이번주들어 연내 금리인하 회수 예상치를 이전 6회에서 7회로 높여잡았다.
연준이 올해 3월을 시작으로 모두 7차례에 걸쳐 0.25%p씩 모두 1.75%p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다.
국채 수익률 오르고, 주가 내리고
월러 이사 발언 뒤 미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0.125%p 급등한 4.075%, 연준 금리변동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107%p 뛴 4.245%로 올랐다.
장기금리 기준물인 30년 만기 수익률도 0.116%p 상승한 4.314%로 뛰어올랐다.
국채 수익률 급등 속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3대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장 들어 다우존스산업평균이 300p 가까이 하락하며 3만7308 수준으로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6% 내린 4756으로 밀렸다.
1만5000돌파가 코 앞이던 나스닥도 0.5% 밀린 1만4894로 후퇴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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