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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쇼크에 금리인하 '발목'… 연준, 하반기로 미루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18:12

수정 2024.02.14 18:12

美 1월 CPI 전년동월비 3.1% ↑
S&P500도 5000선 아래로 추락
7월 금리인하 확률 91%로 '최고'
시장선 상반기내 인하 기대감 줄어
"물가 방향은 여전히 하방" 낙관도
지난달 10일 미국 메릴랜드주 하이어츠빌의 대형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과일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10일 미국 메릴랜드주 하이어츠빌의 대형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과일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상반기에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물가상승이 꺾이는 추세지만 속도가 느려졌을 뿐이라며 올해 안에는 금리가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금리 인하 확신 못해

13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형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준이 오는 3월 20일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1.5%에 달했다. 0.25%p 인하 가능성은 8.5%였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5.25~5.5% 구간으로 동결했으며 이는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올해 상반기에 3월 20일, 5월 1일, 6월 12일까지 3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하며 7월 31일에도 FOMC 회의를 연다. 페드워치에 의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은 5월에 40.9%, 6월에 74.8%, 7월에 91%였다.

미 노동부는 13일 발표에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12월 상승률(3.4%)보다 낮았지만 시장 전망치(2.9%)보다 높았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3.9% 올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치(3.7%)보다 높았다. 노동부는 주거비 상승이 물가상승률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는 연준이 예상보다 높은 CPI 상승률을 감안해 금리 인하를 늦춘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4.63p(1.35%) 하락한 3만8272.7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68.67p(1.37%) 떨어진 4964.1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지난 9일에 사상 최초로 5000선을 넘겼으나 2 거래일 만에 다시 5000 아래로 떨어졌다.

■물가상승은 꺾여, PCE 두고 봐야

미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는 시장에서 7월 이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미 자산운용사 BMO패밀리 오피스의 캐럴 슐레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PI 발표에 대해 "연준의 (3월) 조기 금리 인하론자의 관에 대못을 박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시장이 다소 크게 반응했다"고 지적했다.

미 퍼스트시티즌뱅크 자산운용 사업부의 필립 뉴하트 시장·경제 부문 이사는 "물가상승률은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통계는 연준의 일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이라며 "여전히 연준이 올해 금리를 깎는다고 예상하지만 이번 CPI 기록을 보면 첫 번째 인하가 가까운 시일 내에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 증권사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를 통해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연준은 금리 인하를 5월이나 6월까지 미루는 근거로 이번 통계를 꼽을 수 있겠지만 물가의 방향은 여전히 하방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1월 CPI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주거비 상승 때문이며 주거비는 앞으로 더 기다리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CPI 대신 다른 지표에 주목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 상무부는 노동부 지표(CPI)와 별도로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을 발표한다. PCE 증가율은 CPI 상승률과 같은 물가지표지만 CPI에 비해 주거비 가중치가 낮다. 연준은 정책 결정에서 CPI보다 PCE 수치를 더욱 선호한다. 지난해 12월 PCE 증가율은 2.6%로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와 가까워졌으며 근원 PCE 증가율은 2.9%로 2년 9개월 만에 2%대에 들어갔다.
지난 1월 PCE 증가율은 이달 29일에 발표된다.

미 자산운용사 프린시펄 에셋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노동부의 CPI에 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물가상승률은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CE 지표에 비해 덜 중요한 부문에 의해 부분적으로 주도됐다"며 물가상승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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