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는 의대 정원 142명을 240명으로 늘려달라고 증원 신청을 마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북대 의대생 669명 중 640여명이 휴학계를 제출했고, 전북대 의대 및 전북대병원 소속 교수 82.4%는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날 이 부총리 방문 소식에 전북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발하는 피켓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의대 교수들은 전북대 대학본부 정문 앞에서 이주호 부총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피켓을 들고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 피켓중에는 '준비되지 않은 증원은 제 2의 서남대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라는 구호 등이 적혔다. 전북 지역에선 서남대 의대가 부실운영으로 폐교되는 부작용이 발생한 전력이 있다.
다만 교수들은 피켓만 들고 있을 뿐 정부를 향한 구호나 과격한 시위는 자제했다. 이 부총리가 도착해 대학본부를 들어서는 과정에서도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부총리는 교수들이 들고 있는 피켓을 천천히 읽으며 대학본부로 들어섰다. 당초 대학 안팎에서는 교수들의 시위에 일부 의대생들도 동참해 과격한 모습이 연출될 거란 우려가 있던 터였다.
전북대 의대 교수들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부의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라며 "의대 정원 2000명을 한 번에 증원하는 것은 교육현장을 고려치 않은 결정이다. 교육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대화 협의체를 통한 합리적 방안을 도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 사회부총리는 의대 학생회를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공동 대표 3인에게 이날까지 공개 대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가 '2000명 의대생 증원 축소 불가' '1년 유예 불가'라는 절대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의료계와 타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이 부총리는 이번 전북대 간담회에서 "정부 의대 증원 확대 조치에 대한 의대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며 "대학 내 집단행동에 최근 교수들도 일부 동참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지켜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으로 대학과 해결방안 함께 논의하고자 (전북대를) 찾게 됐다"라며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한다. 대학 지원에 있어서 여러분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과 학생들 학습권 보장을 위해 대학에 부탁드린다. 학생들과 소통 통해 학교 복귀 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모두가 각자의 자리로 돌아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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