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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이종섭 귀국...공수처 수사 향방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1 15:32

수정 2024.03.21 15:32

"당장 소환조사는 어려울 듯"
다음 기회는 4월 말로 예정된 재외공관장회의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정부 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했다. 다만 공수처의 수사 진척도로 미뤄볼 때 이 대사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를 진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23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로 지난 10일 호주 부임을 위해 출국한지 11일만이다.

이 대사는 "제가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체류 기간 공수처와 일정이 잘 조율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이 대사의 조사 시점에 대해 "제반 수사 사항을 고려해 수사팀이 피의자와 협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수처는 이 대사가 조사 당시 제출한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채상병 사건의 '윗선'인 이 대사를 본격적으로 소환조사할 만큼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사기관이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경우 압수물 분석과 하급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일정 부분 확정한 뒤 윗선을 소환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점이 근거다.

실제 공수처는 지난 1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사무실과 국방부 검찰단·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한 뒤 김 사령관, 유재은 법무부 법무관리관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국민들께서 답답하다고 지적하실 수 있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나름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라는 게 '속도를 높이자' 해서 100m 질주하듯이 할 수 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사 수사를 맡은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의 수사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수사4부는 이 대사 수사 외에도 감사원 표적 감사 등의 사건을 함께 수사 중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전 국방부장관과 같은 인물의 소환은 이미 기소할 준비가 끝났을 정도로 막바지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사실관계 확정도 안된 상태에서 소환하는 것은 오히려 수사 정보만 피의자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현재 단계에서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이번 기회에 이 대사를 소환하지 못하고 돌려보낼 경우 다음 기회는 오는 4월 말로 서울 개최로 예정된 재외공관장회의로 볼 수 있다.
지금부터 한 달 이상의 기간이 남은 만큼 공수처 입장에선 혐의 밑그림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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