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 더 떨어지나… 하락 베팅하는 기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1 18:17

수정 2024.04.21 18:17

지난주 인버스 ETF 집중 매수
증시 더 떨어지나… 하락 베팅하는 기관
기관 투자자들이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중동 리스크, 금리인하 지연 우려 등에 증시의 하락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기관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두 배로 역추종하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ETF'를 2083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 16일에만 942억원을 순매수하며 3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KODEX 코스닥 선물 인버스 ETF'도 231억원 순매수했다.
인버스 ETF는 추종 지수의 가격이 내려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하락에 베팅할 만큼 향후 증시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기관은 코스피지수가 올라야 이익을 보는 ETF는 매도하는 양상이다. 이 기간 코스피200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 ETF'를 4322억원어치 팔았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200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난 1월 17일 이후 가장 큰 매도 규모를 나타냈다.

이달 전체로 기간을 넓혀 봐도 기관들의 '하락 베팅'은 뚜렷하게 감지된다. 기관은 이달 들어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ETF'와 'KODEX 코스닥150선물 인버스 ETF'에 대해 각각 3149억원, 69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앞선 3월에 각각 3000억원, 81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리인하 가능성 후퇴, 중동 리스크 등 외부 악재들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출렁이자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FICC리서치부장은 "통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세게 들어오는 등 복합적인 악재가 터졌고, 기관도 방어적 수단으로 인버스 ETF를 매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증권가에서는 조정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속에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우려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SK증권 강재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상황이 아니다"며 "달러의 상방 위험이 반영돼 있지만 신흥국의 환 위험이 안정된 상태도 아니어서 방어적 포지션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삼성증권 이혁진 수석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면전으로 가는 양상이 아니라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 주가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