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부 "의료개혁 완수"…교수들 사직·휴진 카드로 강경대응

뉴스1

입력 2024.04.24 06:30

수정 2024.04.24 09:02

2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4.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4.2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의료계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료개혁특위)와 별도의 의정 협의체를 제안하며 연일 대화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있으나, 의료계는 협의체 참여 거부는 물론 주 1회 집단 휴직과 사직서 제출에 돌입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의 의대증원 등 의료개혁 정책 저지에 나서고 있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의사단체 5곳과 대통령실 및 정부관계자 4명이 참여하는 '5+4'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협의체에 참석하는 정부 측 관계자는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다.

정부는 또 25일 의료개혁 특위 첫 회의에서 의대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등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참여를 제안했다.

하지만 의사단체들은 참여 의사가 없다는 뜻을 거듭 표명하고 있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정부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협, 전공의, 의대생, 의대교수 단체에 의료계-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며 1:1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위 출범 전까지 의료계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며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어떤 형식이든 무슨 주제이든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는 의료계가 의료개혁 특위에 참여하지 않아도 의료개혁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위는 현재 27명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자리는 의협과 대전협 두 자리"라며 "나머지 25분은 확정된 상황에서 언제까지는 기다릴 수 없어서, 우선은 오는 25일자로 출범해서 시급한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국민들이 염원하는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추진해 나가겠다"며 "의료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되 개혁의 완수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의협은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며 정부와 의료계 간 일대일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줄곧 정부와의 대화 전제 조건으로 복지부 장차관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전날(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 차기 회장은 "이 사태의 원흉인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조규홍(보건복지부 장관) 그리고 김윤(더불어민주연합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이 TV화면에서 본인은 전혀 책임이 없는 듯이 여전히 얄미운 앵무새처럼 설치고 있는 것이 사태 해결의 걸림돌"이라고 적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온라인으로 총회를 열고 "장기화된 비상상황에서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며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도 총회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주 1회 '셧다운'을 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전날 총회를 열고 "어린아이들이 있는 의사의 경우 계속되는 진료, 당직으로 육아에 문제가 있어 육아휴직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5월 3일부터 주 1회 휴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지역 대학병원 교수들도 진료 축소에 속속들이 동참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이달 초부터 금요일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충남대병원은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하기로 했다.

계명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주 1회 셧다운'을 결정한 방침대로 이번주 토요일부터 진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광대병원도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수술을 중단하고, 5월3일부터는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한다. 다만 응급 중환자의 진료·수술은 이어나갈 예정이다.

의대 교수들은 기존에 예약된 수술, 진료 일정이 마무리 되는 대로 병원을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달 전 각 의과대학 교수들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등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는 25일은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째가 되는 날로 민법상 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교수들의 사직서 수백장을 26일 학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의비 또한 "예정대로 25일부터 (의대 교수)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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