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조경 시설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 효과가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소규모 단지에 비해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있어서다.
26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부산 최대 규모 단지인 북구 화명동의 '화명 롯데캐슬카이저'(5239가구)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 기준 평균 매매가는 5억9500만원(3.3㎡당 1751만원)이다. 이는 화명동 평균(1250만원)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울산 중구 복산동에 지난해 9월 입주한 대단지 '번영로센트리지'(2625가구) 전용 84㎡ 매매가는 7억5800만원으로 주변 500가구 안팎의 아파트에 비해 55%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대단지 장점이 집값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단지는 소규모 단지와 달리 실내수영장,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된다. 조경 시설도 공원 수준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또 가구수가 많아 단지 관리 인건비와 공공전기요금, 수선유지비 등의 공용관리비 부담도 덜 수 있다.
대단지 주변으로 버스노선 신설 또는 이전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상권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지하철 등의 교통망 호재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단지 아파트는 집값 회복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3149가구) 전용 84㎡ 평균 매매시세는 지난해 3월 6억2500만원까지 하락했지만 두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6억9000만원까지 회복했다.
대전 '크로바아파트'(1632가구) 전용 84㎡ 평균 매매시세는 10억5000만원으로 부동산 침체기에도 시세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지방 신규 단지에도 대단지는 청약경쟁률이 높다. 지난 2월 전북 전주시에서 포스코이앤씨가 분양한 '서신 더샵 비발디'(1914가구)는 55대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경북 포항시에서 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가 분양한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2단지'(1668가구)도 9100여 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이런 가운데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이달 말 분양하는 '라엘에스' 아파트가 관심이 집중된다. 총 2033가구로 구성되는 대단지다.
울산은 그린벨트 비중이 높고 산지 지형 특성상 전국 5대 광역시 가운데 1500가구 이상 아파트 비중이 가장 낮아 대단지 희소성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울산에서는 주상복합 위주로 공급되면서 2021~2023년 사이에 나온 20개 단지의 평균 가구수는 507가구에 불과하다. 올해 1·4분기 분양된 3개 단지의 평균 가구수도 305가구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 남구에서 12년만에 공급되는 2000가구 넘는 대단지"라며 "실내수영장,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차별화된 조경 설계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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