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에서 반전시위에 대학생 수백명 체포, 무단 침입 혐의
반전시위가 점차 反유대주의 시위로 변화
다음달 졸업식 앞둔 대학들, 신속히 경찰 불러 시위대 쫒아내
반전시위가 점차 反유대주의 시위로 변화
다음달 졸업식 앞둔 대학들, 신속히 경찰 불러 시위대 쫒아내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학가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반전시위가 격렬해지는 가운데 수백명이 체포됐다. 주요 대학들은 시위대가 교내에 항의 차원에서 설치한 텐트 때문에 졸업식을 못하는 상황이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24일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93명의 시위대를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시위대 중 1명에게는 특수 폭행 혐의가 추가됐다.
미 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도 체포가 이어졌다.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보스턴의 에머슨 대학에서는 108명의 시위대가 체포되었고 경찰관 4명이 다쳤다.
남부 텍사스주 오스틴의 텍사스 대학에서도 24일 기준으로 57명이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 이후 약 300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같은 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머리 대학에서도 22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대학가에 모인 시위대는 26일 기준 203일째를 맞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미 정부가 이스라엘에 재정 지원을 중단하고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지원하는 기업과 거래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현지 매체에 의하면 대학가의 일부 유대인 학생들은 반전시위가 아닌 반(反)유대주의 시위라며 학교에 가기 두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위대는 학교를 점거하는 동시에 곳곳에 텐트를 세워 학교 운영진과 대립했다. 미국의 대학들은 대부분 5월에 연중 최대 행사인 졸업식을 진행하지만 현재 교내에 가득한 텐트 때문에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AP는 대학들이 졸업식 진행 때문에 외부에서 경찰을 불러 텐트 철거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워싱턴DC의 엘렌 M. 그랜버그 조지워싱턴대 총장은 텐트를 친 시위대가 "과거의 일부 시위와는 달리 대학 공간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여러 대학 정책을 위반했다"며 텐트를 철거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USC는 이달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8~11로 예정된 졸업식에 보안 조치를 추가한다며 입장권을 받은 사람만 참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문객 통제를 위해 학생과 가족 및 친지들이 한번이 모이는 메인 무대 행사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