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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신규상장을 두고 코스닥과 코넥스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기업들이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는 반면, 코넥스시장은 발길이 끊어진 상태다.
기술특례상장 요건 완화 등으로 코스닥시장의 상장 문턱은 지속적으로 낮아졌지만 코넥스시장은 뚜렷한 메리트가 없어 코스닥이 코넥스를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 카인드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시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 12월 세븐브로이맥주가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것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노보믹스, 삼미금속, 큐라켐 등 3곳이 예비심사청구서를 낸 바 있다.
이와 달리, 코스닥시장에는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곳은 총 31곳(스팩 제외)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곳이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들이 굳이 코넥스시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넥스시장의 본래 역할인 자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래대금 감소, 상장폐지 등 자체 경쟁력마저 약해진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4월 2445억원이던 코넥스의 거래대금은 올해 3월 557억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장폐지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코넥스 상장가 베른은 지난달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고, 피노텍과 젬 역시 감사의견 거절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지난해 7월 상장한 이브이파킹서비스는 8개월 만에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퇴출 위기를 맞았다.
코스닥시장의 상장 기준이 완화된 점도 코넥스시장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과거에는 코스닥시장의 상장 조건을 채우지 못해 코넥스시장에서 성장한 후 이전상장을 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직상장을 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코넥스시장을 거치기보다 코스닥시장에 직상장하려는 사례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코넥스시장에 상장했을 때 자금 조달 측면에서 실질적인 메리트가 부각되지 못해 코스닥시장에 바로 상장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스닥시장의 상장 기준이 점점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코스닥시장이 코넥스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코넥스시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두 시장이 통합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황 연구위원은 “당장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넥스기업들을 코스닥시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코스닥시장으로 통합하는 방향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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