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16개월만에 2달러대 회복
'실적 훈풍' 국내업체들 신경전
SK, HBM3E 12단 조기 양산
삼성은 수직 3D 제품개발 속도
'실적 훈풍' 국내업체들 신경전
SK, HBM3E 12단 조기 양산
삼성은 수직 3D 제품개발 속도
인공지능(AI)발 D램 수요 확대에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상승세에 한층 탄력이 붙고 있다. 메모리 업황에 본격적인 봄이 찾아오면서 양사는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두고 치열한 수성·탈환전을 펼치고 있다.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와 3차원(3D) D램 등 차세대 D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고지전'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6개월 만에 2달러대 회복한 D램
5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6.67% 상승한 2.1달러를 기록했다. D램 월평균 가격이 2달러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2021년 7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D램 가격은 주요 메모리 업체의 감산에 따른 재고 소진으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올랐다. 이후 2개월간 보합세를 보이다 4월에 다시 상승하며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달러를 회복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대만 지진으로 어느 정도 수요가 급증했지만 PC 제조사들의 높은 재고로 2·4분기 전체 PC D램 조달물량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사들의 현재 재고 수준과 향후 주문 하향조정 가능성을 고려하면 PC D램 가격은 3·4분기 후반에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버 D램 가격도 '훈풍'을 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말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2·4분기 서버 D램 계약가격 상승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15~20%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4·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4월 서버용 D램 가격도 전 제품군에 걸쳐 9~19%까지 올랐다.
반면 낸드플래시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에 나섰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과 같은 4.9달러를 유지하며 3개월째 보합세를 보였다.
■차세대 D램으로 전장 커진다
범용 D램 가격 회복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상승세가 2·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한 차세대 D램 시장 선점경쟁을 예고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2일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매진)이고,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공급될 HBM3E(4세대) 12단 제품도 올해 3·4분기로 앞당겨 양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HBM 추격과 온디바이스 AI 제품을 겨냥한 차세대 D램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정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일 SNS에 "HBM, DDR, LPDDR 등 첨단 신제품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향후 트렌드에 맞춰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범용 메모리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주역으로 꼽히는 3D D램도 고지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D램 업계 최선단 공정은 회로선폭 기준 12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인데 앞으로 10나노 이하로 가면 물리적 한계에 봉착한다. 칩을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지만 기술난도가 높아 아직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3D D램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정상화로 양사의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업황을 잘못 읽으면 금세 도태될 수 있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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