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전기차 관세율을 25%에서 100%로 4배 끌어올리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유권자들의 점수를 따기 위한 '립 서비스'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바이든의 으름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토종 전기차 3사 주가는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란히 상승했다.
중 전기차 일제히 상승
바이든 행정부가 14일 중국 전기차 관세 인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13일 중국 토종 전기차 3사의 미국 증권예탁원 증서(ADR)는 큰 폭으로 올랐다.
니오는 지난 주말보다 0.34달러(6.71%) 폭등한 5.41달러, 샤오펑은 0.36달러(4.66%) 급등한 8.09달러로 마감했다.
리오토는 상승 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0.31달러(1.16%) 오른 27.00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6p(0.02%) 밀린 5221.42로 약보합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47.37p(0.29%) 상승한 1만6388.24로 장을 마쳤다.
중국 토종 전기차 3사 상승세는 시장 흐름을 압도하는 큰 폭의 오름세였다.
토종 3사, 미 수출 '0'
이들 중국 토종 전기차 3사는 미국의 중국 수입차 관세율이 4배 폭증할 것이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충격으로 10일 급락세를 탄 바 있다.
니오가 4.9%, 샤오펑은 5.3% 급락했고, 리오토는 2.2% 하락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가 급락은 과했다는 자각이 13일 이들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중국 수입차 관세율이 4배 폭등한다고 해도 이들 토종 3사에 미치는 실질적인 충격은 없다는 것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에 전기차 단 한 대도 수출하지 않는다. 조만간 수출할 계획도 없다.
유럽과 남아시아가 이들 중국 토종 전기차 3사 수출 시장이다.
디트로이트 노린 립 서비스
억만장자 투자자로 자산운용사 내블리어 창업자이자 시장전략가인 루이스 내블리어는 13일 분석노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관세율 100% 정책은 미 자동차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유권자들을 겨냥한 립서비스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수출도 되지 않는 전기차 관세율을 4배 끌어올리는 것은 경제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미 25% 관세율로도 중국 전기차 수출을 차단하는 효과가 충분해 이를 4배 인상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내블리어의 판단이다.
내블리어는 대신 이는 정치적인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미 자동차 산업 기반인 미시간주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미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블리어는 바이든 행정부가 실제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는 높은 관세를 물리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 대폭 인상은 바이든이 미시간주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안해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견제에 더 적극적인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말 뉴저지주 선거 유세에서 중국 업체들이 미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려 할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2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