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선물 t당 1만달러 돌파
대원전선·대한전선 등 급등
대원전선·대한전선 등 급등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원전선은 지난 13일 장중 5450원까지 거래되는 등 올해 들어서만 4배 넘게 올랐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몰리며 각각 153억원, 138억원어치를 사들이기도 했다.
대원전선은 전력 및 통신케이블 제조기업으로 실적 베이스가 구리 가격에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안정된 구리 가격에 힘입어 매출액은 5154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8% 급증한 수치다. 대원전선 외에도 대한전선, 가온전선, 풍산, LS, 이구산업 등의 주가가 올해 들어 일제히 급등세를 시현했다.
최근 구리 가격은 심상치 않은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주 1만135달러까지 상승하며 2022년 3월 고점(1만604달러)에 근접했다. 4월 상승률만 12.6%에 달한다. 이달에도 15% 더 올라 1만달러를 재차 회복했다.
구리 가격이 1만달러까지 오른 경우는 지난 2021~2022년 한 차례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공급 차질과 각종 전쟁 여파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확실성에 의한 것으로, 이번 상승은 차별적으로 인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 급등 배경으로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구조적 수요 증가를 꼽는다. 또 친환경 에너지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와 전기차 관련 수요 확대도 구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올투자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AI와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고 인프라가 확장돼 가는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확충이 필요하다"라며 "그 자체에 쇼요되는 케이블이나 전산, 통신장비, 냉각 등에 구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자체의 전력 수요가 기존 전력 수요 전망 이상으로 나타날 있다는 점에서도 구리 수요가 크게 자극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표 구리 광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은 구리에 대해 '전동화의 금속'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장기적인 가격의 상승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도현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자극하는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면 현실화될 가능성이 충분한 주장"이라며 "시장이 관심을 가지는 자산은 기업이 아닌 구리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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