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혁신과 안전을 촉진하려면 기술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규제해야 한다".
세계 4대 AI 석학 중 한 명인 앤드류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글로벌 포럼 기조강연에서 "범용기술인 AI를 규제하면 기술 발전이 더뎌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I 기술 규제하면 발전 더뎌져"
그는 "AI의 진전은 정말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1~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특히 범용 기술인 생성형 AI는 교육, 비즈니스, 법률 전문가 등 여러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응 교수는 특히 노동 시장과 관련해 "초창기엔 자동화 등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받지만, 이제는 고임금 근로자들이 더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라며 "모든 지식 근로자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AI를 안전하고 책임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U를 비롯해 최근 AI 규제 기조가 강해지는 것과 관련해선, 응 교수는 AI 기술이 아닌 사용 툴인 애플리케이션 차원에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기 모터를 예로 들며, 전기 모터를 범용 기술로 본다면 이를 적용한 블랜더, 전기차, 유도폭탄 등이 애플리케이션(응용품)으로 볼 수 있다. 응 교수는 "전기 모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면 전기 모터의 사이즈는 굉장히 작아질 수 밖에 없다"며 "사실 (기술의) 좋은 적용 사례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는데, 이는 모두 기술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적용 차원으로 봐야 한다. 애플리케이션과 기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치중립적 기술인 AI로 의료 기기를 만들고 챗봇을 구축하고 기상이변 등에 대응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동시에, 딥페이크 등의 반작용도 있다는 의미다.
또 오픈소스와 같은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소스는 기술의 연구 발전과 배포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많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권리 훼손 등을 이유로 오픈소스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패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응 교수는 AI 기술을 통한 미래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혁신이 느려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AI 기술이 궁극적으로 기후변화 등 인류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조강연자인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출신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은 "현재 로봇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집중을 받는 특별한 시간"이라며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AI와 로봇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선두 업체로, 지난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바 있다. 레이버트 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발전 가능성이 필요하나, 인간이 접근하기 위험한 다양한 사용처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아직은 공상과학 소설에 불과한, 로봇이 스스로 진단을 하고 스스로 수정하는 그런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석학부터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임원,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안전한 AI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