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파트 가격 상승 초입기와 후반기에 시장 참여자들은 어떤 행동을 보일까. 또 아파트값 상승 확산은 어떤 단계를 밟아 진행될까. 국토연구원이 최근 이와 관련된 연구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제목은 ‘부동산시장 정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 정책대응 행태 분석 및 평가방안 연구’이다. 가격 상승기 때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분석하고, 정책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분석기간은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지난 2016년~2021년이다. 서울 송파 잠실, 경기 화성 동탄·안양 평촌 등 주요 지역 아파트 중개업소 인터뷰를 통해 상승기 때 매도·매수 형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 분석했다.
'꾼'들은 미리 안다?...발빠른 투자적 매수자
우선 가격 상승 전반기(초입기)에는 소위 ‘투자적 매수자’와 ‘상급지 이동’ 수요가 먼저 움직이고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되기 전이다. 시장 변화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이에 맞춰 주거상향 이동 수요가 움직인다.
보고서에 나온 한 중개업소 인터뷰 내용은 이렇다. “초기에는 촉 좋은 사람들이 먼저 움직여요. 집도 안 보고 사는 분들도 있어요. 거래가 이뤄지면 상급지 수요가 가세합니다.”
즉, 이른바 ‘투자적 매수자’ 혹은 ‘시장 변화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주요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거래도 늘고, 가격은 높아진다는 것이 보고서의 골자다.
그렇다면 가격 상승기 후반기에는 어떤 형태가 나타날까. 시쳇말로 상승장 ‘끝물’이다. 이때에는 추격매수가 일어나지만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매물을 회수한다. 매도 희망가격은 높아지지만 거래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데이터도 비슷하다. 거래량과 가격추이를 보면 상승 초·중기에는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반면 후반에는 가격은 상승하는 반면 거래량은 줄어든다.
강남 3구 1그룹....다음 집값 상승 지역은
다음으로 눈여겨 볼 내용이 주택가격 상승이 어떻게 확산되는지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격 확산은 상급지에서 하급지로 이어진다. 하급지에서 상급지로 확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역별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보고서는 수도권 남부지역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1그룹은 가장 가격이 먼저 오른 곳이다. 2그룹은 그로부터 1개월 뒤, 3~4그룹은 3개월 이후 가격이 상승한 곳을 말한다.
경부라인에서는 강남 3구(1그룹)가 가장 먼저 가격이 오른다. 이어 성남 분당(판교·2그룹)이 오르고 용인 수지·기흥(3그룹), 용인 처인(4그룹) 등의 순으로 매매가격 상승이 확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천·평촌 라인에서는 강남 3구(1그룹) → 과천·성남·분당구(2그룹) → 안양 동안구(평촌·인덕원, 4그룹) → 군포시(산본, 4그룹) 등의 순이다.
서남부권역의 경우 강남 3구(1그룹) → 양천구 목동·과천시·성남시 분당구(2그룹) → 광명시(2그룹) → 영통구(광교, 3그룹) → 시흥시(4그룹) 순서로 확산 패턴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종합해 보면 1그룹은 강남 3구다. 2그룹은 양천구, 과천시, 분당구, 광명시 등이다. 주택가격 급등기 가격 상승은 일정한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는 것이 보고서 내용 가운데 하나다.
연구진은 “주택가격 변동의 공간적 확산 패턴이 실제로 매우 정형화돼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지역을 선도지역으로 하는 주택가격 상승의 공간적 확산 패턴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매우 명확하게 인식돼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택가격 상승기 양도세 강화는 매물을 감소시켜 오히려 주택 가격을 인상시킨다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