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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美와 유엔이 제시한 휴전 거부...대신 수정안 내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2 15:27

수정 2024.06.12 15:27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지난 10일 유엔 안보리 통과한 휴전 결의안 거부
대신 영구 휴전 및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요구하는 수정안 제시
하마스 지도부, 가자지구에서 밀렸지만 결과적으로 이겼다고 평가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인근에서 한 여성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생긴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인근에서 한 여성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생긴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을 거부하고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등 기존 요구사항을 반복했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휴전안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스라엘 정부는 휴전 중재국들로부터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으며 하마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인질 석방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협상 중재에 나선 카타르와 이집트 관계자들에게 바이든이 제시한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에 달하는 민간인과 군인을 살해하고 252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의 반격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는 약 3만6000명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올해 초부터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로 휴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바이든은 지난 5월 31일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하고 양측의 수용을 압박했다. 그는 1단계로 6주 동안 이스라엘군 부분 철수 및 일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언급하고, 2단계에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와 남은 인질 석방을 주장했다. 3단계에는 가자지구 재건과 시신 송환이 시작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에 바이든의 3단계 휴전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마스는 안보리 회의 당일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정치국 대표 이스마일 하니예(오른쪽)과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지도자 지야드 알 나칼라흐가 카타르와 이집트 중재 관계자들에게 통보하기 전에 휴전안을 논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정치국 대표 이스마일 하니예(오른쪽)과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지도자 지야드 알 나칼라흐가 카타르와 이집트 중재 관계자들에게 통보하기 전에 휴전안을 논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하마스는 바이든의 휴전안을 그대로 인용하지 않았다. NYT는 하마스가 11일 카타르와 이집트 관계자들에게 유엔 안보리가 지지한 바이든의 휴전안을 일부 수정해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수정안에 단기 휴전뿐 아니라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가자지구 철수에 대한 확실한 시간표를 포함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계자는 하마스가 "주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요소들을 모두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의 하마스 관계자는 수정안에서 가자지구에서 영구적인 적대 행위 종료,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 재건,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와 가자지구의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같은날 공동 성명을 내고 최신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자지구 종전을 위한 협상 타결에 긍정적으로 임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답변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해를 우선시했다. 합의는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공격의 완전한 중단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CNN은 11일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비록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을 평정한 상황에서도 하마스의 생존을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와르는 카타르에 머무는 하마스 정치국 관계자들과 달리 현지에서 무장 투쟁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공격을 기획한 이스라엘의 최우선 수배 인물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CNN을 통해 "신와르는 그가 이기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장관은 1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하마스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자는 신와르로 본다면서 휴전 협상의 운명이 신와르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와르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발생을 "필요한 희생"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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