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새벽에 길을 잃고 헤매는 치매 여성을 집에 데려가 추행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장애인준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60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 5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1일 새벽 길을 잃고 헤매던 치매 여성 B씨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 과정에서 B씨를 집에 5시간30분가량 감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감금 등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집 현관문이 버튼만 누르면 열리는 형태고, B씨가 혼자 두고 물건을 사러 잠시 외출하기도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의 인지 능력과 추행 행위 등을 고려하면 당시 B씨가 임의로 잠금장치를 해체하고 자유롭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피해자가 길을 잃은 것이 명백함에도 취약한 상태를 이용해 성욕을 채우고자 도움을 줄 것처럼 유인하고, 장시간 감금해 추행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처벌 전력이 다수 있어 자제력과 준법의식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일부 범행을 인정했고 성범죄나 실형 처벌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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