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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이어 레바논 공격 나설까? 확전 위기 증폭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19 10:01

수정 2024.06.19 10:01

이스라엘군, 레바논 국경의 헤즈볼라 겨냥한 공세 계획 승인
중동 사태, 가자에서 레바논으로 옮겨갈 수도
대선 앞둔 美, 확전 막으려 안간힘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에서 레바논 방향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에서 레바논 방향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0월 이후 레바논과 접한 북부 국경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교전중인 이스라엘군이 본격적으로 헤즈볼라를 겨냥한 레바논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그동안 남부 가자지구의 하마스에 집중하던 이스라엘이 레바논으로 전선을 확대할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부 사령관인 오리 고딘 소장과 작전참모인 오데드 바시우크 소장이 전황 평가 회의를 열고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 사령관들이 “지상군의 준비 태세를 서두르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1985년에 결성된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다.
아랍어로 ‘신의 당’이라는 뜻을 지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1982년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소탕하려고 레바논 남부를 침공하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지원으로 성장한 헤즈볼라는 PLO와 함께 이스라엘을 상대로 각종 공격을 자행했으며 레바논 정규군보다 강력한 조직으로 거듭났다.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방송은 지난해 10월 헤즈볼라의 병력이 10만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인원은 약 6만명이라고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과거 PLO의 무장 조직 출신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바로 이스라엘과 접한 레바논 남부 국경에서 무력 도발을 이어갔다.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교전은 헤즈볼라의 포격 및 무인기(드론) 공격에 이스라엘이 공습 등으로 맞서는 양상으로 거의 매일 진행되었으며 약 8만명의 이스라엘 주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다.

이스라엘은 최근 남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소탕 작전이 소강상태에 빠지자 헤즈볼라와 더욱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1일 헤즈볼라의 고위 사령관 중 하나인 탈렙 압둘라를 제거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틀 연속으로 수백발의 로켓을 발사해 보복했다. 이스라엘 역시 16일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을 8차례 폭격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8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면전이 벌어지면 헤즈볼라는 파괴될 것이며 레바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사태가 심각해질까 걱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82년 침공 이후에도 2006년에 약 3만명을 동원해 레바논을 침공했다. 미국의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중동문제 보좌관은 18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충분히 오래 지속됐다"며 "이 갈등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푸는 것이 모두의 이해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카츠는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항해 게임의 규칙을 바꿀지 결정할 순간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지난 1993년 당시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의 비공식 중재 하에 구두로 국경 ‘교전 규칙’에 합의했다.
합의 당시 이스라엘은 레바논 국경의 민간인 표적을 공격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포탄 등을 쏘지 않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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