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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성공, 증시에 부담되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3 07:49

수정 2024.06.23 07:49

[파이낸셜뉴스]
뉴욕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들떠 있지만 엔비디아 등 일부 종목에 지나치게 편중된 증시 흐름이 결국 상승세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뉴욕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들떠 있지만 엔비디아 등 일부 종목에 지나치게 편중된 증시 흐름이 결국 상승세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가파른 주가 상승이 뉴욕 증시를 연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지만 이는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가 10일(현지시간) 이후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같은 기간 17일 하루만 빼고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를 비롯한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뉴욕 증시 전반은 실제로는 저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이 같은 온도차가 앞으로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파른 상승


엔비디아는 연초 강한 상승세를 타다 2분기 들어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그러다가 지난달 22일 장 마감 뒤 깜짝 실적과 10대1 주식 액면분할 발표를 계기로 다시 폭등세다.

비록 20일과 21일 각각 3% 넘게 주가가 급락해 6.7% 가까이 급락하기는 했지만 지난 한 달여 주가는 40% 넘게 폭등했다.

올해 전체로는 156%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시가총액이 3조3000억달러를 돌파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단숨에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되기도 했다.

이후 6.7% 가까운 급락세로 다시 3위로 내려앉기는 했지만 주가 상승 동력이 여전히 탄탄해 조만간 1위 자리를 다시 꿰찰 것으로 예상된다.

빛과 그림자

뉴욕 증시는 겉보기로는 가파른 상승 흐름을 타는 것처럼 보인다.

S&P500은 올 들어 14.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는 착시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엔비디아 등 일부 종목들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가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른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영향력을 제거한 S&P500 동등비중지수는 올해 상승률이 S&P500의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4.52%에 불과하다.

엔비디아 등 시총이 큰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세를 빼면 증시 상승세는 보잘것없다는 뜻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절반 이상은 현재 주가가 2022년에 비해 낮다.

이달 상승한 종목은 500개 가운데 단 198개에 그쳤다.

S&P500이 이달 14거래일 중 5일과 10~13일, 17~18일 등 모두 7거래일을 사상 최고로 마감했지만 이 혜택을 본 종목은 절반도 안 됐다.

얕은 호흡

증시 상승세가 일부 종목에 편중된 이 같은 '얕은 호흡'은 증시가 지속적인 상승세로 가는데 걸림돌로 간주되곤 한다.

특히 미국의 '끈끈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강한 경제 탄력회복성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는 와중에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소수 종목의 가파른 상승세는 증시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가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면 뉴욕 증시는 급격한 조정장 국면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낙관으로 기울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의 월간 펀드매니저 설문조사(FMS)에서는 이달 펀드매니저들의 낙관 전망이 2021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엔비디아 전망 역시 낙관이 지배적이다.

비록 최근 일시적인 조정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올해 말 차세대 AI 반도체인 블랙웰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추가 상승 동력은 충분하다는 분석들이 많다.


BofA증권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야는 AI 반도체 확보 경쟁이 3~5년은 갈 것이라고 보면 이제 2년 차에 접어든 터라 엔비디아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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