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조각조각 찢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와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고 그 이후의 하마스 잔존세력 소탕작전을 대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29일(현지시간) 현재 여러 방안이 검토되는 가운데 2가지 방안이 유력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 지구를 여러 개의 독립된 섬, 또는 버블들로 나눠 주민들이 하마스와 단절된 채 살아가도록 하는 방안이다.
주민들을 하마스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여러 버블을 만들어 이곳으로 따로 모은 뒤 이스라엘 군이 하마스 소탕작전을 지속하는 방안이다.
또 다른 방안은 가자 지구를 가로지르는 2개의 거대한 회랑을 만드는 방안이다.
2개의 회랑이 가자 지구를 관통하게 하고, 가자 지구 둘레는 요새로 감싸는 계획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지구에 퍼져 지낼 수 있도록 하되 이스라엘 군은 2개 회랑을 통해 언제든 유사시 군사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퇴역 군인, 정보부 관계자들, 싱크탱크, 학계, 정치인, 군 내부 논의 등을 통해 후속 방안이 논의 중인 가운데 현재 이 두 가지 방안이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치권은 전후 가자 지구 통치 방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이들 그룹이 내부에서 현재 구체적인 방안들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가지 방안 가운데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하는 것은 버블 계획이다.
하마스와 연계되지 않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지구에서 전투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쟁이 끝날 때까지 작은 섬처럼 고립된 여러 지역에 분산 수용된다. 하마스와 차단된 고립된 버블들이다.
하마스가 군사적 능력을 소진하기 전까지 이스라엘 군은 가자 지구에서 작전을 계속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시간이 촉박하다.
무엇보다 현재 북부 레바논 접경지대에서는 레바논이 근거지인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전면전 우려까지 나온다.
이스라엘 퇴역 장성인 이스라엘 지브는 "오늘이라도 당장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브는 하마스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가자 지구 버블 계획 입안에 참여했다.
이 문제에 좀체 입을 열지 않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지난달 연설에서 정부가 조만간 가자 지구 통치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민간인들이 책임자인 행정 체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직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은 네타냐후가 말한 방안은 아마도 '버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미국과 아랍 국가들로 구성된 기구가 하마스 이후 가자 지구 재건을 돕도록 한다는 것이 이스라엘 정부의 생각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버블 계획 입안에 참여하고 있는 지브는 하마스와 관계 단절을 선언한 주민들이 버블에 들어간다면서 이들에게는 구호품이 잘 전달돼 인도적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브는 아울러 현재 서안을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궁극적으로 가자 지구까지 맡게 될 것이라면서 하마스도 인질들을 모두 석방하고, 무장을 해제해 순수 정치 단체가 되면 가자 지구 행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