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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미 부통령, 바이든 대안으로 부상하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3 03:27

수정 2024.07.03 07:53

[파이낸셜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론이 높은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AP 연합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론이 높은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AP 연합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주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에는 인기가 치솟았지만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왔다.

그러나 바이든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 토론에서 참패한 뒤 해리스 대세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바이든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트럼프와 토론에서 고령과 인지능력 저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높였다. 대선 후보에서 그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바이든이 대선 완주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든 후보 굳히기에 나섰지만 여론은 여전히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해리스 대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민주당이 후보 교체에 나서면 가장 유력한 대안은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 내 분열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해리스가 후보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는 것이다.

해리스는 민주당 내에서 인기가 높고 특히 여성과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민주당이 해리스 카드를 버리면 그 표가 트럼프를 비롯한 다른 후보에게로 몰릴 수 있고, 민주당도 분열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시간주 민주당 흑인 코커스 의장인 키스 윌리엄스는 "이 여성(해리스)은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는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이어 "부통령을 건너 뛰려 한다면 분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옹호하는 해리스


해리스는 2인자로서의 미덕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트럼프와 토론에서 바이든이 참패한 뒤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가장 강력히 옹호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토론 참패 뒤 해리스는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되던 패닉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이후 해리스는 바이든을 대신해 유권자, 후원가, 일부 유명인들을 만나 토론 참패를 잊고 바이든의 경력만을 판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해리스는 토론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연설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6월 어느 한 밤' 토론으로 선거가 결정되지는 않는다면서 바이든 변호에 나섰다. 그는 "진정한 지도자는 스타일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면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인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오는 8월 시카고 전당대회 수 주일 전 온라인으로 바이든을 민주당 정식 대선 후보로 지명할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해리스, 바이든 선거자금도 활용 가능


그러나 바이든이 지명 전 후보에서 사퇴하면 해리스는 전당대회 후광 효과를 얻으며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래피얼 워녹(조지아) 상원 의원, 에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 의원 등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겠지만 해리스가 이들을 압도할 전망이다.

해리스는 선거 자금 면에서도 이들 예비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해리스는 바이든 캠프가 모금한 돈을 선거에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민주당 여론을 좌우하는 짐 클라이번(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 의원 등 민주당 핵심 인사들의 지지도 함께 거머쥘 수 있다.

클라이번은 "해리스가 없다면 바이든을, 바이든이 없다면 해리스를 지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와 겨뤄볼 만


해리스는 트럼프와 가상대결에서도 바이든 못지않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칼리지 공동 여론 조사에서 해리스는 42% 지지율로 트럼프의 48% 지지율에 불과 6%p 뒤졌다. 당시 바이든은 트럼프에 4%p 밀린 바 있다.

지난해 11월 폭스뉴스 여론 조사에서는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5%p, 바이든은 4%p 밀린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과 해리스 간 호감·비호감 격차도 비슷하다.

WSJ의 2월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답은 36%, 싫어한다는 답은 56%로 20%p 격차가 나타났다. 바이든의 22%p 격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이든이 유권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대선 완주를 고집할지, 그가 사퇴하면서 해리스로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대선을 넉 달 앞두고 민주당이 갈림길에 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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