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머리가 어질어질 '이것' 때문이라고?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7 10:26

수정 2024.07.17 10:26

귀 질환 이석증·메니에르병 한해 환자 약 66만명
재발률 높아..운동·건강한 식습관으로 꾸준한 관리 중요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비교.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비교.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데, 가장 흔한 원인은 귀 질환이다. 귀가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재발률이 높은 질환인만큼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꾸준한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17일 조언했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병이다. 이석증은 귓속 이석기관에 존재하는 칼슘으로 만들어진 이석이 모종의 이유로 인해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떨어져 나온 이석도 움직이면서 신경을 자극해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부분 아주 짧고 몸의 움직임을 멈추면 어지럼증도 없어지게 된다. 이석은 달팽이관 쪽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난청, 이명, 이충만감과 같은 청각학적 문제는 유발하지 않는다.


이석증은 발생 원인이 불명한 질환이다. 대신에 어떤 성별, 어떤 연령의 환자가 많은지를 통해 원인을 유추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이석증 환자의 약 48%가 중년 이상(50세 이상)의 여성 환자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데이터와 이석이 칼슘 덩어리인 것을 참고한 비타민D의 부족이나 골다공증과 같은 질병과의 연관성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변 교수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석이 떨어질 수 있다”며 “중년 이후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혈액순환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그밖에는 바이러스 감염도 원인 중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니에르병은 귓속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여러 이유로 늘어나 귓속의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한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석증처럼 메니에르병 역시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지만, 이석증과는 다르게 메니에르병은 자가면역 질환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메니에르병을 더 주의해야 한다. 메니에르병은 내임파액의 증가로 발생하는데, 더운 날씨에는 내임파액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메니에르병의 발생 원인과 관련된 연구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

변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난청, 이명과 같은 청각학적 증상도 동반한다”며 “이석증과 달리 귓속 압력의 증가로 생긴 병이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난청, 이명 등을 동반한 어지럼증은 20분 이상 심하면 3~4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는 어렵다.
대신에 메니에르병의 치료 목표는 내임파액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주로 이뇨제를 사용해 조절한다.


변 교수는 “메니에르병과 이석증은 둘 다 재발률이 높다”며 “한 번이라도 병을 앓았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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