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 임단협 난항.. 조합원 투표 통해 파업 결정
파업 소식에 지역사회 민감한 반응.. 지역 경제 침체 우려
호황기 바라는 노사 간 시각차 커.. 극적인 타결도 기대
파업 소식에 지역사회 민감한 반응.. 지역 경제 침체 우려
호황기 바라는 노사 간 시각차 커.. 극적인 타결도 기대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임단협 난항으로 HD현대중공업 노조가 결국 파업을 결정했다. 국내 조선업이 지난 10년간의 불황을 극복하고 호황기로 전환된 시점에 갑자기 전해진 파업 소식은 지역사회를 다시 긴장 시키고 있다.
노조는 지난 22~24일 진행된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 안을 가결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해 사측과 지금까지 10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자 불성실 교섭이라며 파업을 추진키로 했다.
파업의 구체적 일정은 8월 11일 현대중공업의 집단 여름휴가가 끝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여름휴가는 7월 27일부터 최장 16일간 이어진다.
파업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지역사회다.
25일 울산 동구 남목동에서 만난 시장 상인 A씨(56)는 “이제 겨우 숨 좀 돌리는가 싶은데 파업 소식이 들리니 한숨부터 나온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수주난으로 국내 조선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에서는 조선업에 종사했던 하청 노동자와 가족 등 약 3만명이 지역을 떠났다. 지역경제는 직격탄을 맞았고 광역시임에도 동구는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소멸위지역에 포함됐다.
이를 경험한 울산지역 여론은 최근 6년 연속 무파업 임금협상을 끝낸 현대차 노사를 비롯해 비교적 순탄하게 마무리된 지역 노사 협상을 거론하며 현대중 노사의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호황기를 맞은 시점에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사태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노사 양측도 모두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호황기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조선 업계는 ‘슈퍼 사이클’이 도래했다며 장기 호황을 전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HD현대중공업은 이미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조합원들이 호황기에 진입한 지금도 미래에 대한 확신과 내일에 대한 희망을 쉽게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이익 구조가 총수일가에게 모든 이익을 몰아주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표 참여 조합원 94.7%의 압도적인 파업 찬성은 왜곡된 이익구조에 대한 거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노조는 “올해 요구안 중에 양보할 것은 없다”라며 “지난 10년 동안 힘든 시기를 조합원들은 인내해 왔고, 호황기를 맞아 성의 있는 제시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근속수당 1년에 1만원 인상 △최대 만 64세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 많다 보니 면밀한 검토가 진행 중이며 이 때문에 사측의 입장 제시가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성실 교섭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양측 간 대립에 지역 노동계는 조심스럽지만 극적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노사 간 갈등이 자칫 장기화될 경우 지금까지 울산 동구를 되살리기 위해 애쓴 지역사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라며 "이 경우 노사 모두 책임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상생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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