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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에 산업계도 비상… "지하 충전소 폐쇄" 대책 강화

장민권 기자,

조은효 기자,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5 18:11

수정 2024.08.05 18:11

LGD, 지상주차장 사용 권고 공지
"대규모 사업장 안전 위한 사전조치"
코엑스, 옥상 주차장으로 이전 계획
車·배터리업계 캐즘 영향 예의주시
서울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가 충전 중인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가 충전 중인 모습 연합뉴스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폭발 화재로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사업장에서 유사 사고 발생시 인명 피해와 생산중단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 대책 강화에 나섰다. 일부 기업은 지하 전기차 충전소를 지상으로 이전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잠정 폐쇄 및 지상주차장 사용 권고 공지를 올렸다. LG디스플레이는 "단지 내 전기차량의 지하주차장 이용 시 안전에 유의바란다"고 당부하는 한편, 옥외에 전기차 충전소를 신규 설치해 임직원들의 지상주차장 사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사전조치"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대책은 최근 발생한 전기차 대형 화재 사건과 맞닿아 있다.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에 주차된 전기차 1대가 폭발해 주변 차량 140여대가 전소되거나 손상을 입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당시 화재로 지하주차장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으면서 전기설비 및 수도배관이 녹아 아파트 수 백가구의 전기·물 공급이 끊겼다. 지하추자장은 폐쇄적이고, 낮은 층고를 갖춘 구조적 특성으로 소방차 진입이 쉽지 않고, 연기 배출도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더욱이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특성상 한 번 불이 나면 잘 꺼지지 않고, 더 큰 불을 내는 '열폭주' 현상 탓에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렵다.

서울 여의도에 본사를 둔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경북 구미에 국내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제조산업인 디스플레이는 공정에서 많은 양의 전력·용수 사용이 동반된다. 사업장 화재는 기반시설에 피해를 미칠 수 있는데다 복구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제품 생산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무역협회도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코엑스 지하 3층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를 옥상 주차장으로 모두 이전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한 2028년보다 이전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지하 3층 충전소 총 50면 중 6면은 연내, 44면은 2026년까지 옮길 예정이다. 월평균 유동인구만 300만명인 코엑스 쇼핑몰 내 전기차 화재 발생 가능성에 따른 직·간접 피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코엑스 지하 3층 전기차 충전소는 삼성역 환승센터와 연결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사업장 건물 내부에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를 이용하는 외부 방문객들에게는 지상주차장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은 지하주차장 충전소를 폐쇄하지 않는 대신, 비상사태 대응 등 특별지침 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수입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도 이번 사고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감소)을 악화시킬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라 전기차 화재는 인명·재산 피해에 대한 산업계의 경각심을 일깨운 사건"이라며 "산업계 전반에 전기차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조은효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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