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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 응징" 다짐...이 "공격 전환 준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06 04:07

수정 2024.08.06 04:07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응징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선언하고, 이스라엘은 보복에 맞선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9일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로켓들을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요격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
이란이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응징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선언하고, 이스라엘은 보복에 맞선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9일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로켓들을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요격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


이란과 이스라엘이 5일(현지시간) 일촉즉발의 팽팽한 설전을 이어갔다.

이란은 자국을 방문 중이던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이스라엘이 암살한 것에 대해 '응징'하겠다고 다짐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즉각 재보복 공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응징할 권리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는 5일 성명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에서 하니예를 암살한 것에 대해 보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대통령 초청으로 이란을 방문한 하마스 지도자가 지난달 31일 국가가 제공한 숙소에서 암살당한 것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 나세르 칸나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증거와 신호들이 (이스라엘) 시온주의 체제가 이번 테러 범죄 배후라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며 보복을 다짐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암살에 관련됐는지를 시인도 부인도 안하고 있다,.

칸나이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하니예 암살에 관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이 있다면서 "이란은 침략자를 응징하는 행위에 나설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하니예가 암살당한 이튿날부터 보복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이스라엘, 공격 태세 전환 채비


이스라엘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5일 공군 지하 벙커를 찾아 "공격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이 보복 공격해 올 경우 이에 맞서 즉각 재보복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 시민들도 전쟁 패닉에 빠졌다.

시민들이 전쟁을 대비해 사재기에 나서면서 일부 슈퍼마켓은 주말 사이 생수가 동이 나는 등 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루트에서는 이스라엘 공군기들이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전투기가 초음속을 돌파할 때 나타나는 소닉붐으로 인해 집들이 흔들렸다.

난감한 미국


미국은 일단 이스라엘 지원에 나섰다.

이스라엘이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중동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의 거점을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중해에 병력을 보강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한편 가자 전쟁이 중동전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다.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4일 주요 7개국(G7) 각국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임박한' 공격에 맞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동 지역을 책임지는 마이클 쿠릴라 중부군 사령관이 주말 동안 중동 지역 동맹국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수백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던 당시 미국이 동맹들과 함께 공동전선을 구축해 대항했던 것과 비슷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쿠릴라 사령관은 5일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러 전 국방장관, 이란 방문


미국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일단 지원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를 테헤란에 급파했다.

얼마전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쇼이구 국방서기는 이날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테헤란에 도착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을 만났다.

이란이 이스라엘 보복 응징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긴장 완화를 위해 긴급 방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이란과 군사·안보 분야에서 긴밀히 협조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은 막아야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친밀하다는 점도 이번 쇼이구의 이란 방문이 화해를 중재하기 위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하니예 암살에 관해서도 이스라엘이나 이란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으려는 듯한 인상을 준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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