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전은 누구에게도 도움 안돼"
이란 압박과 동시에 대응책 준비
요르단·사우디 "영공 진입 불허용"
이슬람 57개국 7일 긴급회의 개최
이란과 이란에 동조하는 중동 조직들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정확한 보복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조차 현재 구체적인 시기를 모른다고 알려졌다. 중재에 나서고 있는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무기들이 자국 영공 진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압박과 동시에 대응책 준비
요르단·사우디 "영공 진입 불허용"
이슬람 57개국 7일 긴급회의 개최
미국 온라인 정치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열었다.
악시오스와 접촉한 3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에 의하면 이날 안보 보좌진은 바이든에게 확실한 보복 시기와 보복에 따른 결과가 아직 불확실하다고 보고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미국이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게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잠재적인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4일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에게 이란과 헤즈볼라의 정황을 전하면서 24~48시간 안에 보복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미국 관계자는 5일 안보 보좌진이 보고에서 보복 시기에 대해 미묘한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각각 별도의 도발을 벌인다고 예측했다. 다만 정보 당국조차 첫 번째 도발 시기와 형태를 확정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 30일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르크를 폭격으로 제거했다. 같은날 이란에 머물다가 폭사한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스라엘이 암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7월 31일 최고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을 하니예 암살 범인으로 지목하고 직접 공격을 지시했다. 다른 저항의 축 조직들도 이달 1일 성명을 내고 보복을 다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5일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와 만나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결코 역내 전쟁과 위기 확대를 추구하지 않지만 이 정권(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와 불손함의 대가를 분명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테헤란 주재 외국 대사·공관장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대응 없이 넘길 수 없다"며 보복을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이슬람 국가 57개국이 속한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이란의 요청으로 오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이란의 대응 및 하니예 사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은 5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부 장관과 통화하고 같은날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접촉했다. 그는 확전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을 공격으로 방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해 달라고 촉구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매체들은 저항의 축이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 기간인 이달 12~13일 도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명절은 기원전 6세기에 중동의 신(新)바빌로니아 제국이 이스라엘 왕국의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한 사건을 애도하는 기간이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및 요르단은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이란 무기가 영공을 침범할 경우 요격하겠다고 밝혔다. 친(親)미국 국가이자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인 양국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이란이 지난 4월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당시 미국과 손잡고 영공을 침입한 이란 미사일과 드론들을 제거했다.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은 4일 이란 방문 당시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에 나설 경우 요르단은 영공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이스라엘 매체 칸 뉴스에 따르면 사우디 왕실의 고위 관계자 또한 "이란의 미사일이나 드론이 이스라엘로 향하도록 사우디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란 및 저항의 축이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일 확률이 낮지만 지난 4월 공격보다는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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