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이 챙긴 '전자의 쌀'..절호의 기회 오나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2 09:00

수정 2024.08.12 09:0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MLCC 수요 추이
(10억달러)
2021년 4480
2022년 4083
2023년 4193
2024년(예측치) 4331
(트렌드포스)
[파이낸셜뉴스] 전방수요의 더딘 회복세와는 달리 안 들어가는 전자 제품을 찾기 어려워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이 살아나면서 부품업계의 실적 호조세가 한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MLCC 수요 급증과 더불어 최근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고 엔화 가치는 급등하면서 국내 대표 MLCC 기업인 삼성전기의 일본 무라타제작소 추격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무라타제작소는 MLCC 점유율 글로벌 1위 기업이다.

MLCC는 부품간 전자파 간섭을 막기 위해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를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PC, 정보기술(IT)기기, 가전제품은 물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에 탑재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MLCC 산업은 세트 수요 및 믹스 개선, 낮아진 재고 수준 영향으로 본격적인 업황 호조세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의 3·4분기 MLCC 공장 가동률은 90%, 재고수준은 4주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은 MLCC 공급 부족이 나타나기 직전 수준의 데이터"라면서 "2025년 AI 보급 확대에 따른 세트 수요 개선을 고려하면 MLCC 수급의 불균형이 임박했다"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기는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부문의 매출액이 1조1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진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MLCC 1위 무라타도 실적 개선을 알렸다. 무라타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4~6월기 연결결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663억엔(약 6175억4472만원)이라고 밝혔다. 무라타 측은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용 MLCC의 회복세와 더불어 EV와 하이브리드카(HV)용 MLCC 수요 증가세, AI 서버용 부품 수요 증가세가 복합적으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나카지마 노리오 무라타 대표이사 사장은 실적발표 후 진행된 온라인 설명회에서 "MLCC의 공장 가동률은 4~6월기는 80~85%였지만, 7~9월기 이후는 85~90%로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방위적 MLCC 수요 확대와 더불어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면서 'MLCC 한일전'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를 제외하고 글로벌 MLCC 점유율 선두권인 TDK, 다이요유덴이 일본 부품사다. MLCC는 수입원재료의 비중이 작아 환율이 큰 변수로 작용한다.

무라타 측은 "4~6월기 실적에 있어 1달러당 환율이 156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엔이 하락하면서 매출액은 400억엔(약 3725억원), 영업이익에서는 200억엔(약 1862억8800만원)의 상승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요유덴은 4~6월기 연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배인 63억엔(약 586억8072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제품은 아직 무라타를 비롯한 일본 부품사들과의 격차는 있지만 현재 삼성전기의 기술 경쟁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환율이 실적 확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전기차의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비롯해 전장용 거래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전장용 MLCC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점 또한 향후 일본 부품사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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