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모텔 갔지만 성관계 안했다"?…법원 "불륜 맞다"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16 04:30

수정 2024.08.16 04:30

법조계, 불륜 인정 범위 확대 유사소송 증가 전망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모텔에 함께 투숙하고 드라이브를 했다면 성관계를 하지 않았더라도 불륜으로 볼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정용석 부장판사는 A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연극배우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에게 150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

B씨는 A씨 배우자인 C씨와 같은 공연에 출연하면서 가까워졌다. 두 사람은 함께 드라이브를 가거나 모텔에 투숙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B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저질러 부부 공동생활이 침해됐고 정신적으로 고통받았다는 이유였다.

B씨 측은 그러나 C씨와 단순히 연극 선후배 사이이며 술에 만취해서 잠시 모텔에 들어간 사실은 있으나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실제 B씨는 C씨에게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보고 싶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 부장판사는 “B씨와 C씨의 대화 내용은 단순한 동료 관계에서 주고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함께 드라이브를 가거나 모텔에 투숙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들이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런 일련의 행태는 부부간 신뢰 의무를 저버리고 부부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A씨가 청구한 3000만원 중 절반만 인정된 데 대해서는 “혼인 기간, 가족관계, 부정행위 내용과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불륜 인정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며 “향후 유사 사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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