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증시 떠나는 개인들… 예탁금 감소에 빚투도 줄어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8.27 18:10

수정 2024.08.27 18:13

예탁금 월초 대비 2조 넘게 증발
개인 투자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박스피 탈출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52조5859억원(23일 기준)으로 이달 초(54조6592억원)에 비해 2조원 넘게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돈이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주식 투자에 언제든 활용할 수 있어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5일 증시 폭락 당시 59조4876억원까지 증가하며 6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으나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이 개인의 실망 매물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이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지만 코스피지수는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지속하며 2700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개인들은 금리인하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머니무브를 기대했다. 하지만 개인은 지난 12~23일 코스피시장에서만 2조3772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26일에는 매수 우위(986억원)를 보였으나 27일은 다시 44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 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4조8589억원어치를 사들인 것과 비교하면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급변했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조재운 연구원은 "이달 초 글로벌 증시 대비 심각한 급락세를 보였던 한국증시는 잭슨홀 미팅 이후에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상 글로벌 불확실성에 취약하고,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역시 글로벌 투자자들에 덜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도 급격히 줄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달 중순 20조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17조8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신용잔고가 17조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올해 2월 16일(17조9490억원)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글로벌 잉여자금은 선진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나타난다 해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월한 미국주식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로 신흥국의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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