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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같다…인생 포기했냐" 아내 살 쪘다고 폭언한 남편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08 05:00

수정 2024.09.08 09:4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살을 빼라며 폭언을 일삼는 남편 때문에 이혼을 고민 중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운동에 빠진 남편이 자신에게도 다이어트를 강요해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는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 부부는 주말마다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로 먹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은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다'며 헬스장을 다니기로 결심했다. 당시 남편은 A씨에게도 함께 할 것을 제안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그렇게 남편은 결국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그는"회사 직원들이 나보고 '10살은 어려 보인다'고 했다"며 기뻐했다. 이후에도 남편은 주말마다 맛집 대신 헬스장으로 향했고 A씨가 같이 술을 마시자고 해도 거절하며 물만 마셨다고 한다.

문제는 남편이 A씨를 구박하면서 시작됐다. 남편은 A씨에게 "살이 찐 거냐 부은 거냐", "거울은 보고 사는 거냐", "누워있지 말고 산책이라도 하고 와라" 등 비하를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잔소리는 심해져 "돼지가 되고 싶어서 안달 났냐", "인생 포기한 사람 같다", "치맥 먹는 동안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한심하지 않냐"는 폭언으로 이어져다.

결국 A씨는 "남편의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제 뱃살과 팔뚝 살이 귀엽다고 종일 만지고 싶다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냉장고 문만 열어도 한심하게 쳐다본다"고 토로했다. 이어 "퇴근하고 집에 가는 게 두렵다. 남편과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남편이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부 사이 대화도 단절됐다"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조인섭 변호사는 "부부 일방의 취미 생활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일은 흔하다"며 "단순히 소통할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하는 건 어렵다.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돼야 한다. 남편에 대한 애정도 남아있는 것 같으니 부부 상담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소통 단절보다 더 큰 문제는 남편의 폭언"이라며 "폭언은 배우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민법 제840조 3호에 의한 이혼 사유다. 남편은 A씨에게 뚱뚱하다고 막말하고 다른 여자들과 비교한다.
폭언을 참고 혼인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A씨에게 큰 고통이라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의 이혼하려면 가정법원에 신청서를 낸 뒤 이혼 숙려기간 1개월이 지나고 함께 출석해 이혼 의사 확인을 받을 수 있다"며 "자녀가 있다면 이혼 숙려기간이 3개월로 늘어난다.
이혼 의사 확인을 받았다면 신고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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