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기술의 해외 유출로 국가 기간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향후 직접 경영권 방어 전략을 밝힐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은 24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 회사들이 보면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엄청 많다. 중국 자본에 팔지 않겠냐"며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공세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건 국가적인 재앙이다. 우리는 기간산업이다" 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 측은 이날 대항 공개매수 등 구체적인 경영권 방어 전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조만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직접 등판해 경영권 방어 전략을 언급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당연히 최 회장도 적당한 시기에 기자회견을 할 것"며 "저희가 자본과 시간에 한방 맞은 것이다. 다만 차분히 잘 진행되고 있고 우리가 분명히 이긴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공개적 발언 시점은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내달 4일 즈음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과 영풍 간 분쟁의 원인에 대해서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하던 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갈등의) 그 순간은 정확히 4~5년 전으로 돌아간다"며 "영풍 석포제련소 산업폐기물 저장소에 70~80만t 정도의 중금속 산업폐기물이 있는데 장 회장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통해서 해결하고 싶어 했다. 이걸 막은 사람이 현재 고려아연 최 회장이고 그때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유해 폐기물을 떠넘기려 한 증거를 제가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면서도 "최 회장이 동업 정신을 말해 오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제기한 투자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 투자라고 해명했다. 영풍은 앞서 최 회장과 관련해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원아시아펀드는 단순 재무적 투자다. 그때 저희들이 현금이 많았고 이를 분산투자한 것"이라며 "이그니오홀딩스는 미래 가치를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따져본 결과 돈벌이가 된다고 봤다. 기다려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 및 간담회에 참석한 핵심기술인력들은 MBK파트너스에 경영권이 넘어가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 MBK는 고려아연을 경영할 수 없다. 저를 비롯해 기술자들은 거기 안 간다"며 "우리나라와 주주를 위해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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