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해외무대 뛰려면 벌크업…소부장, 비장의 카드는 M&A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4 18:20

수정 2024.09.30 19:19

에스에프에이, 계열사 2곳 통합
아이에스시, 국내 사업장 합쳐
지아이텍, 머신비전 업체 인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해선
'규모의 경제' 뒷받침 필수"
자회사 2곳 합병을 결정한 에스에프에이 본사 전경. 에스에프에이 제공
자회사 2곳 합병을 결정한 에스에프에이 본사 전경. 에스에프에이 제공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 사이에서 최근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뤄진다. 이를 통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소부장 업체들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에프에이가 장비 계열사 2곳을 통합하기로 했다. 2차전지 장비에 주력하는 씨아이에스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젼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다. 오는 10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은 뒤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씨아이에스는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한편, 신사업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각각 2차전지 전극공정 장비와 디스플레이 검사·측정 장비에 강점이 있는 씨아이에스와 에스인유가 보유한 자원을 통합해 사업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2차전지 안정성 이슈가 확산하면서 검사·측정 솔루션 확보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된다"며 "에스엔유가 보유한 검사·측정 노하우를 씨아이에스 2차전지 전극공정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에스시 역시 자회사 2곳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아이티엠티씨와 프로웰은 아이에스시 국내 생산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각각 성남과 안산에 사업장을 운영한다. 이번 합병은 아이에스시가 최근 발표한 '아이에스시 2.0' 프로젝트 일환으로 주력 사업인 반도체 검사부품(테스트소켓)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아이에스시는 내년 말까지 반도체 검사부품 생산량 중 9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베트남 현지 공장 생산능력 증설과 공정 자동화를 포함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국내외 유수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아이에스시 관계자는 "이번 자회사 간 합병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아이에스시 2.0' 전략 일환"이라며 "분산된 제조 자회사 통합으로 양사가 보유한 제조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인적 자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사업 경쟁력이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 있는 회사를 인수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지아이텍은 머신비전 기술을 보유한 엠브이텍을 인수했다. 이는 엠브이텍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51%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번 인수로 지아이텍은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정밀부품(슬롯다이)에 이어 머신비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엠브이텍은 2003년 설립된 이후 2차전지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태양광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자동화 장비와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지아이텍은 엠브이텍 경영권을 확보하고 양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지아이텍 관계자는 "엠브이텍이 보유한 첨단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기술을 비롯해 독자적인 자동화 장비 제작 기술력이 지아이텍 정밀부품 솔루션과 결합해 양사가 새로운 기술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전략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소부장 업체들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되면서 M&A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현재 캐즘(일시적 정체)을 겪는 2차전지 소부장 업체들 입장에선 향후 다시 시장이 회복할 상황에 대비해 M&A를 통한 체질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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