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려아연 "국가핵심기술 신청" VS 영풍 'MBK에 3000억 지원'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9.25 18:24

수정 2024.09.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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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달 31일 울산에서 열린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달 31일 울산에서 열린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간의 경영권 싸움이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고려아연이 자사 경영권 인수 시도에 맞서 정부에 국가핵심기술 지정 신청에 나선 가운데, 같은 날 영풍은 MBK파트너스에 공개매수 결제을 위한 자금 3000억원 지원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국가핵심기술 판정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국가 예산이 들어간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은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외국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

고려아연이 영풍 측의 인수합병을 막아 핵심 국가기간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행보다. 고려아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돼 분쟁 구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고려아연 보유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때 해외 투자자 자금이 포함된 사모펀드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인수에 곧바로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제중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전날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자 회사들이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엄청 많을 것"이라며 "공정마다 수백개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어떤 것은 몇천억원짜리도 있다.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영풍·MBK와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이 시장 상황이라는 점에서 일단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MBK파트너스는 자사를 '한국 토종 사모펀드'로 규정하면서 일각에서 자신들을 '중국계 자본'으로 '마타도어(흑색선전)'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활용되는 바이아웃6호 펀드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 안팎이다.

현재 MBK는 중국 매각 계획은 없다는 기본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에 최대 3000억원의 자금을 제공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자기자본의 7.0% 수준이다.

자금은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대여하는 방식이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달 28일 설립됐다.


영풍 관계자는 “대여대상의 공개매수 결제자금 조달 및 기타 투자활동을 위한 자금대여"라며 “구체적인 대여 실행액은 대여 상대의 인출요청에 따라 정해진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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