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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펠리세이드 없앤다" 현대차, 경유 SUV 퇴출 속도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3 16:18

수정 2024.10.03 16:18

경유차 수요 급감·환경규제 강화 신형 팰리세이드 경유 모델 단종키로 현대차, 국내선 투싼 제외하면 경유 SUV 없어
싱가포르는 청정에너지 비전을 지원하기 위해 2025년부터 새로운 디젤(경유) 자동차와 택시 등록을 중단할 것이라고 국토교통청(LTA)이 밝혔다. 사진은 자동차들이 가득 찬 싱가포르 시내 모습. /사진=뉴시스화상
싱가포르는 청정에너지 비전을 지원하기 위해 2025년부터 새로운 디젤(경유) 자동차와 택시 등록을 중단할 것이라고 국토교통청(LTA)이 밝혔다. 사진은 자동차들이 가득 찬 싱가포르 시내 모습. /사진=뉴시스화상

<신차등록 사용연료별 대수>
(단위: 대, %)
구분 2023년 1~8월 2024년 1~8월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휘발유 61만3786 52만5708 -14.3
경유 21만7359 9만9319 -54.3
하이브리드 19만8407 24만1375 +21.7
전기 10만3428 9만6127 -7.1
LPG 4만2766 11만2501 +163.1
기타 8968 7030 -21.6
합계 118만4714 108만2060 -8.7
(자료: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에서 경유차(디젤차) 퇴출을 앞당긴다. 앞서 포터 등 1t 소형트럭 경유 모델을 없애고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대체 투입한 현대차는 앞으로 출시되는 신형 SUV 경유차를 단종시키고 하이브리드를 주력 모델로 내세울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내 출시할 예정인 현대차 2세대 신형 팰리세이드에 경유 모델을 단종시키기로 했다.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생산 라인을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승용차 가운데 경유차는 유일하게 투싼 1종만 남게 된다.

신형 팰리세이드에는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다.
기존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차량이 모터 1개에 1.6ℓ 휘발유 터보 엔진이 들어갔다면, 신형 팰리세이드는 2.5ℓ 휘발유 터보 엔진에 모터 2개가 조합되는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II)이 탑재되는 첫 차종이기도 하다.

경유차 퇴출이 빨라지고 있는 건 수요 감소에 더해 환경 규제까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 연료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과 돌발 변수처럼 등장한 요소수 부족 사태 등은 경유차 수요가 줄어든 계기가 됐다.

또 과거에는 경유가 힘과 연비가 좋다는 점 때문에 SUV의 경우 경유차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효율이 더 뛰어난 하이브리드 SUV가 출시되면서 이런 공식도 깨졌다.

환경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 점도 퇴출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4등급 경유차도 사대문 안 진입을 막을 계획이다. 2030년부터는 4·5등급 경유차의 시내 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수소 SUV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팰리세이드의 주력 모델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세울 계획이다. 또 오는 11월에는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가 미국 LA오토쇼에서 베일을 벗는다. 또 수소 SUV 넥쏘의 후속 모델도 내년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레저용 차량(RV) 중심으로 라인업이 갖춰져 있는 만큼 당분간은 경유 엔진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기아는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 카니발 등 대부분의 차종에서 경유 엔진을 판매 중이다.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기아의 픽업트럭 타스만에도 경유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포티지의 경우 11월 출시되는 부분 변경 모델부터는 경유 모델을 단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내년에는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인 경기 화성 '이보 플랜트'에서 첫 번째 PBV인 PV5의 양산을 시작하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가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결국은 가야 할 길은 전기차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면서 "그전까지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등을 적절히 조합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단 전략"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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