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순방길 尹, 마이웨이 韓… 멀어지는 갈등 봉합

김학재 기자,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8 18:11

수정 2024.10.08 18:26

한동훈, 尹 순방시작부터 세규합
대통령실과 선긋는 태도 취해
여권 "최악땐 공멸" 우려 표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 여당을 이끄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과 차별화를 꾀하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당정갈등이 '봉합'이 아닌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마다 한동훈 대표가 이슈를 만들어 덮으면서, 당정간 시너지 보다는 자칫 공멸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한 대응에 있어 대통령실을 향해 경고성 취지의 메시지를 날린 한 대표가 현 정권에 맞서는 모양새를 본격적으로 취하면서 한 대표의 차별화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원외 당협위원장 90여명과 오찬을 함께했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 위원장 연수에도 참석했다. 한 대표는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비공개 자유토론에서 김 여사 이슈에 대해 "민심에 따라 행동하겠다"면서 '선택해야 할 때가 오면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실과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한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윤 대통령의 순방 시기에 맞춰 구체화되고 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 국빈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원전 건설 사업 참여 타진을 비롯해 필리핀의 여러 대규모 사업들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여건을 조성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펼쳤고, 싱가포르에서도 에너지 공급망 구축·첨단기술 협력 등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 순방 출국 행사에 불참하는 것을 시작으로, 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만찬을 가진데 이어 국감 시작일에 원외 인사들까지 접촉하면서 세(勢) 규합 이슈를 띄워 윤 대통령 순방 이슈를 희석시켰다.

한 대표는 앞서 윤 대통령의 체코 원전 순방 직후엔 독대 공개 요청 이슈를 띄우면서 순방 성과 보다 자신의 독대 신청 논란으로 존재감을 키우기도 했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한 대표는 이번엔 아예 대통령의 순방이 시작할 때 부터 파투를 내려고 작정한 듯 하다"면서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윤 대통령의 순방 보다 한 대표가 대통령에게 어떻게 하는지를 더 관심있게 보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 대표의 행보를 놓고 여권 내에선 주요 현안 마다 본인의 목소리를 더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경우, 여론을 명분으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향후 당정갈등의 진폭이 더욱 넓혀질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정감사에 돌입한 현 시점에 거대야당의 총공세에 대응할 단일대오가 깨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 조급해하는 마음에 국감과 공격사주 의혹이 맞물린 현 시점을 타이밍으로 잡은 듯 하다"면서 "여당과 대통령실이 대립하면 최악의 경우 공멸할 수 있어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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