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0일(현지시간) 사상 최고 행진을 멈췄다.
낙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3대 지수가 모두 내렸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각각 0.1% p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 역시 예상을 웃돈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이 몸을 사렸다.
한편 국제 유가는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 100년 만의 최대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해 석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과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대 이란 강경 발언 충격으로 3.6% 넘게 급등했다.
멈춰 선 사상 최고 행진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 행진을 멈췄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날 3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그러나 이날은 57.88 p(0.14%) 내린 4만2454.12로 밀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끝냈다. S&P500은 11.99 p(0.21%) 하락한 5780.05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9.57 p(0.05%) 밀린 1만8282.05로 약보합 마감했다.
물가 반등, 고용 둔화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고용 지표가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월비 0.2%, 전년동월비 2.4% 올라 예상치를 각각 0.1% p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해 월별 변동성을 줄인 근원CPI 역시 전월비 0.3%, 전년월비 3.3% 상승해 역시 예상치를 각각 0.1% p 상회했다.
주간 신규 실업자 수는 예상을 웃돌면서 지난해 8월 5일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25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M7 혼조세
M7 빅테크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엔비디아와 알파벳, 아마존 등 3개 종목은 올랐지만 테슬라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스는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블랙웰이 이미 1년치 물량을 예약판매로 모두 팔아치웠다는 소식에 1.6% 넘게 뛰었다.
모건스탠리는 분석 노트에서 최근 엔비디아 경영진과 투자자들 간 회의를 몇 차례 주선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블랙웰 생산물량 1년치를 이미 팔았다는 경영진의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지금 블랙웰을 주문하면 내년 10월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블랙웰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덕에 엔비디아는 2.16달러(1.63%) 뛴 134.81달러로 올라섰다.
반면 테슬라는 이날 장 마감 뒤 예정된 ‘로보택시데이’ 행사를 앞두고 하락세를 이어갔다. 로보택시데이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투자자들이 “뉴스에 팔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2.28달러(0.95%) 하락한 238.77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AMD는 이날 엔비디아 블랙웰 반도체에 대항하는 반도체라며 ‘인스팅트 MI325X’를 공개했지만 6.84달러(4.00%) 급락한 164.18달러로 미끄러졌다.
국제 유가, 3.6% 급등
국제 유가는 사흘 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해 미 남부 석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것이란 우려도 유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미국을 방문하려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제지로 계획을 철회했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은 “치명적이고, 예리하며, 깜짝 놀랄 만한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동맹국들과 미국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만류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석유 시설 공격을 강행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 여파로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전일비 2.82달러(3.68%) 급등한 배럴당 79.40달러로 치솟았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1달러(3.56%) 뛴 배럴당 75.85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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