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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포함 '명태균 리스트' 파장..정치권 일제히 '선 긋기'

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2 16:39

수정 2024.10.22 16:39

강혜경, 명태균 관련 정치인 27인 명단 공개
與 "명백한 허위사실" "신빙성 의문" 반박
野 4인도 포함되자.."본질 흐리지 말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선 여론조사 비용이 적힌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선 여론조사 비용이 적힌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혜경씨가 공개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가 공개되며 정치권이 술렁이는 모양새다. 명단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김진태 강원지사 등 여권 인사들과 함께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김두관 민주당 전 의원 등 야권 인사들도 포함됐다. 이에 관련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일각에서는 명단의 신빙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씨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명태균씨와 연관이 있는 정치인 27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강씨는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좌관 겸 회계책임자였으며, 명씨와 관련 있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으로 일한 바 있다.

명단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박완수 경남지사·김진태 강원지사, 강기윤·강민국·김은혜·나경원·박대출·서일준·안철수·안홍준·윤상현·윤한홍·이주환·조명희·조은희 하태경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이 포함됐다. 야권에서는 이 최고위원과 김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여영국 정의당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명단에 오른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씨에게 어떤 형태든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 없다"며 "오히려 명씨의 주장에 의하면 2021년 서울시장 경선과 당대표 경선에서 명씨에 의해 피해를 입은 후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도 SNS에 "명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 대선 시기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활동했다고 밝혔다"며 "당시 저의 반대편 캠프를 위해 일한 분과 제가 거래를 하고 도움을 받는다는 것도 상식에 어긋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명단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강씨의 진술은 명씨와 강씨가 서로 나눴던 얘기를 전언하는 것"이라며 "신빙성 있게 평가해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언급된 야권 인사들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또한 강씨의 주장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윤석열 대선 여론 조사 조작 의혹,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등 국정농단 의혹이 아닌가"라며 "관계없는 정치인 리스트에 올려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 전 의원도 SNS를 통해 "지역에 기반한 여론조사 기관에 공표되지 않는 여론조사를 의뢰한 일을 두고 무슨 리스트 운운하며 보도하는 것은 그리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다만 민주당은 강씨의 증언이 신뢰할 만하다는 시각을 보였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강씨의 증언이) 상당히 객관적이고 치우쳤다기보다는 들은 것에 한해 선을 잘 지켜 답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단순히 여론조사 기관이 여론조사를 하거나 연구용역을 제공했다고 그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며 "다만 정치자금을 부정 수수하거나 기부 제한이 걸린 정치자금법 위반 행태는 검증이 필요하다. 27명의 여러 해명과 반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반박과 해명 내용을 정리해서 대응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의 법률대변인 노영희 변호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 번이라도 (명씨를 통해) 여론조사를 했던 사람들의 명단"이라며 "잘못된 명단인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야권 인사들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여 전 의원은 그 동네에서 선거를 치른 사람이고 또 당선된 사람이니 당연히 한두 번 여론조사를 맡겼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 전 의원 같은 경우도 경남지사를 하며 이 사람에게 한두 번 맡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이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에 있었을 때 잘 안 됐다"며 "부산에 간다고 했다 어디 간다고 했다 막 그러다가 나중에 공천을 받았다.
그런 것을 해준 것 같다"고 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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